[충남일보 연합뉴스] 배우 겸 전 대학교수 조민기(52)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피해자 진술을 확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26일 조씨에게 성추행 등 피해를 봤다는 학생과 졸업생 5명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학생들의 2차 피해가 우려돼 조심스럽게 수사하고 있다"며 "피해자 진술 내용을 분석, 적용 혐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들은 경찰에서 피해 내용을 상세하게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씨에 대한 미투 선언이 잇따르자 내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주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경찰은 주거지를 찾아가 진술을 받는 '출장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이 피해 학생들을 상대로 벌인 진상 조사 내용을 확보한 경찰은 학교 측 조사 내용과 피해자 진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 진술을 추가로 확보한 뒤 범죄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조씨를 입건할 방침이다.
조씨에 대한 성추행 관련 고소·고발은 없지만, 성추행은 반의사 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처벌하지 않는 죄)가 아니어서 경찰이 인지 수사를 할 수 있다.
지난 20일 새벽 디씨인사이드 사이트에 익명 게시글 작성자는 "청주의 한 대학 연극학과 교수가 수년간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페이스북 등에는 조 전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졸업생들 폭로가 잇따랐다.
한 졸업생은 "재학 시절 조민기 교수가 오피스텔로 불러 술을 마시게 한 뒤 '자고 가라'고 했고 누워 있는 나에게 신체 접촉을 했다"고 털어놨다.
조씨는 2004년 이 대학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연극학과 조교수로 부임해 지난해까지 학생을 가르쳤다.
1982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조민기는 그동안 굵직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