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 운동부에도 용기 있는‘미투운동’을 기다리며
[기고] 학교 운동부에도 용기 있는‘미투운동’을 기다리며
  • 정세화 순경 대전동부경찰서 가양지구대
  • 승인 2018.03.12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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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에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시작됐다. 국내 스포츠계의 성폭력 문제는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는 문제다.

학교 운동부에서 지속적으로 성폭력이 일어나는 이유는 요즘 사회 이슈인 소위 ‘갑(甲)’질로 설명된다. 선수기용과 팀 운영 등 모든 권한을 지닌 지도자 그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어 ‘을(乙)’의 입장이 되어 제대로 말도 못하는 경우가 많아 성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선수의 취약한 상황(나이)과 육체적 성숙함, 가해자에게 성폭력 동기를 부여하는 환경(합숙 등)이 있기 때문인 것이다.

운동부·단체생활에서 선·후배 간 잘못된 기강잡기 문화가 학교폭력을 유발할 우려도 있을 것이다. 성폭력 권력의 사회구조가 바뀔 수 있도록 미투 운동이 열매 맺을 수 있는 길은 용기 있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그쳐서는 안 되고 2차 피해를 막는 제도적인 개혁으로 연결 되어야 한다.

대전동부경찰서에서는 체조, 야구, 수영 등 운동부를 운영하는 24개 학교에 전담 경찰관을 파견해 교내 외 폭력 위험지역 점검은 물론 운동부원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교육 등을 실시했고, 2018년 3월 중 관내에 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는 관내 10개 내외의 여자중·고등학교 운동부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등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지속 실시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운동부 지도자들의 제자 성폭력 문제 등을 사전에 차단하고 학생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선제적 조치이다. 학생 선수들을 성폭력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고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기성세대 전체의 책임이다.

이젠 학교 운동부 성폭력 문제가 일개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 화두가 된 만큼 우리 모두가 실효적인 방지대책 마련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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