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이 의지할 곳이 없다
[기자수첩] 국민이 의지할 곳이 없다
  • 권기택 기자
  • 승인 2007.03.14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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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일본의 위안부문제에 대한 피해자들에 대해 이들을 옹호하는 성명채택을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뒷짐지는 정부와는 대조적으로 국내 네티즌들이 동영상 UCC(손수제작물), 메신저, 블로그 등을 통해 미국의 뉴스전문 채널 CNN이 진행하는 ‘위안부 문제 사과’투표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며 사이버전을 펼치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이들은 주요 포털과 동영상 UCC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이 CNN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퍼나르고 위안부 관련 동영상UCC를 제작하고 있다.
CNN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종군 위안부 발언 파동과 관련, 지난 4일부터 “일본이 또 사과를 해야 하느냐”는 물음으로 여론 조사를 하고 있으며, 9일 현재 303만5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반대가 77%인 233만9천명으로 집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네티즌은 일본 네티즌의 집단 투표로 반대표가 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투표를 촉구하는 운동에 나섰다.
사이버강국이면서 IT강국인 우리가 이같은 대응이라도 하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게한다.
그만큼 위기관리능력을 의심케하는 정부가 해 오는 돈많이 들어 진행하는 대응능력보다 소리없이 이를 세계에 알리고 독려하는 네티즌들의 행동이 짐짓 눈물이라도 흘려야 할 정도다.
정권말기에 나라는 온통 대선이다 보궐선거다 하여 민생은 실종되고 국회마저 패싸움 하듯 정권다툼으로 날을 새우는 동안 소리없는 죽음의 공포가 서민을 옥죄고 있는 것이 요즘이다.
또 갑자기 불거진 헌법개정을 둘러싸고 이제 정국이 회오리 속으로 물결치는 것이 요즘이다. 이러하니 전세값이 올라도 하소연 할 곳이 없고 고단한 삶을 위로할 자도 없는 곳이 바로 이 땅이다.
이런 가운데 턱없이 오른 교복값과 체육복값 그리고 학자금조달 문제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다고 한다. 요즘 세태를 보면 정부와 정당의 민생챙기기는 뒷전이고 오히려 속탄 민심만 애닳고 있는듯하다.
옛말에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으로 苛政猛於虎(가정맹어호)라는 말이 있다.춘추 말엽 노(魯)나라의 대부 계손자(系孫子)의 폭정으로 고통받던 백성들은 차라리 호랑이에게 물려죽는 쪽을 선택했다 해서 생긴 말이다. 번거롭고 무서운 세금과 노역, 잔혹한 정치는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에게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들이다. 민생파탄이 그와 다를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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