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34기 전체수석 유호균 경위 "경찰대 이렇게 합격했다"
경찰대 34기 전체수석 유호균 경위 "경찰대 이렇게 합격했다"
1차시험·체력시험 등 일반대학과 달라… 학생부, 고 1때부터 대비해야
  • 이지수 기자
  • 승인 2018.03.26 14: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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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균 경위.

[충남일보 이지수 기자] 경찰대는 경찰계열 진학과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로망’이다. 졸업과 동시에 간부로 임용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공무원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해져 경쟁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18학년도 전체 경쟁률은 68.5:1을 기록했다. 남녀 총 100명을 모집하는 경찰대는 일반전형으로 90명을 선발하고 나머지 10명을 특별전형으로 뽑는다. 2018학년도 일반전형 경쟁률은 73.1:1로 남학생(80명 모집) 57.6:1, 여학생(10명 모집) 197.8:1로 나타났다. 농어촌학생전형과 한마음무궁화전형으로 각각 5명씩을 선발하는 특별전형은 26.4: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14일 발표된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은 크게 세 가지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먼저 필기시험 범위가 수능과 동일해지고 체력시험이 강화된다. 범위를 수능과 일치시켜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고, 체력시험 점수편차를 10점에서 30점으로 늘려 변별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1차 시험 합격자 중 2차 미응시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추가 합격제도 처음 시행된다.

경찰대 합격을 꿈꾸는 모든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합격 노하우, 교육과정 등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 속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경찰대를 졸업한 선배의 목소리만큼 믿을 수 있고 생생한 정보가 있을까?

지난 13일 열린 경찰대학 제34기 합동임용식에서 올해 임용자 가운데 전체수석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유호균(24·법학과 졸업) 경위는 “경찰대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의 일차적 목표는 1차 시험 통과다. 이를 위해서는 기출문제를 미리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기출 문제를 일찍이 풀어보고 유형과 난이도를 분석한 후 그에 맞춰 시험에 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유호균 경위와 서면인터뷰를 통해 입학부터 졸업까지, 경찰대학의 모든 것에 대해 자세하게 들어보았다.

▲ 경찰대학에 지원한 동기는.
- 중학교 2학년 때 장래의 직업을 탐색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도중 아버지께서는 경찰이 보람도 있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또 정의와 공정성, 희생정신과 대민봉사, 멋진 제복 등 경찰의 긍정적인 이미지에 많이 끌렸다. 경찰이 되기 위해 당시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좋은 방법은 경찰대학에 진학하여 4년 동안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것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경찰대학에 진학하여 정의로운 경찰이 되겠다’고 발표하면서 스스로 굳게 다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 공주 한일고를 졸업했다. 지원한 이유와 한일고의 장점은.
- 경찰대학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틈틈이 경찰대학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고등학교별 합격자 수 등 여러 정보를 확인하고 종합한 결과, 한일고가 경찰대학 진학 준비에 있어서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했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합격할 수 있었다.
 
한일고는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점과 사교육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서 살다 보니 갈등과 화해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갈등의 원인 파악 및 해결 능력, 사회성, 그리고 배려심은이 점점 늘어갔다. 또한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지내다 보니 독립심과 책임감도 강해졌다.
 
그리고 사교육이 없으므로 교과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다. 가끔은 강사가 핵심을 정리해주고 비결을 알려주는 사교육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 선생님과 주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고, 반대로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도 점차 많아졌다. 한일고에서 다져놓은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은 경찰대학에서 학습하면서 더욱 빛을 보았다.

▲ 경찰대 입시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 일반대학 준비와 차이점은.
- 경찰대학은 1차 시험(20%), 체력 검정(5%), 면접(10%), 학교생활기록부(15%), 수능 점수(50%)를 합산하여 지원자를 최종 평가한다. 만약 1차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그 이후에 진행되는 체력 검정과 면접 등을 볼 수 없다.

경찰대학 1차 시험의 유형은 수능과 꽤 차이가 있다. 국어와 영어는 문법과 어휘의 비중이 높고, 수학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내용(당시 수학 10 가, 나)의 비중이 높다. 그리고 문제가 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험 시간도 더 부족한 편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경찰대학 1차 시험은 통과했으나 수능 시험을 잘 못 봐서 결국 불합격했다. 그리고 재도전을 위해 서울에서 재수를 시작했다. 하지만 경찰대학 입시에 특화된 교육을 받을 수 없어서 현역 때 경찰대학 1차 시험을 준비한 경험을 토대로 혼자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1차 시험의 핵심은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푸는 것’이다. 국어와 영어에서는 문제 풀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문법과 어휘를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수학에서는 주어진 시간 내에 모든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계산 실수를 줄이는 연습을 했다. 거의 홀로 준비한 경찰대학 1차 시험이었지만, 이미 몸에 밴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이 1차 시험 준비와 합격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 경찰대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 1차 시험에 합격하면 신체검사를 받게 된다. 사지가 완전해야 하는 등의 신체적 조건을 만족해야 하지만, 경찰대학을 지망하는 학생은 대부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력과 색신 이상 여부가 문제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신체검사를 받기 전에 교정시력을 0.8 이상으로 맞추고, 색신 이상 유무 검사를 미리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체력 검정과 면접은 전체 점수에서 15%만 차지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이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소수점 두 자리에서 합격 여부가 결정되므로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체력 검정은 평소에 조금씩 정확한 자세로 연습할 필요가 있다. 면접의 경우 어려운 질문을 하진 않지만,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과 경찰에 대한 열의를 면접관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생활기록부는 고등학교 1, 2학년부터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으며, 전체 점수의 50%가 반영되는 수능을 준비할 때에는 어렵다고 소문이 난 1차 시험에 합격해서 자만하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해야 한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준비해야 하고, 시험이 모두 끝날 때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

▲ 경찰대학의 교육과정은.
- 경찰대학 신입생들은 청람교육을 통해 경찰대학에서 요구하는 기본 소양과 체력을 기르게 되며, 3주 이후 경찰대학에 정식으로 입학하게 된다.

1학년 때에는 심리학, 음악, 미술 등의 교양강의와 헌법, 범죄학 등의 전공과목을 배운다. 2학년이 되면 법학과와 행정학과로 과가 나뉘지만, 기초적인 법학 및 행정학 과목이 필수강의로 지정되어 있어 두 학과가 듣는 과목은 거의 차이가 없다.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법학과는 경찰법학과와 범죄수사학과로, 행정학과는 경찰행정학과와 공공질서학과로 세분된다. 경찰 특화 강의들, 예를 들어 법 과학, 교통범죄 수사, 테러리즘, 사이버범죄 수사 등은 다른 대학에서 거의 들을 수 없어서 인기가 많다.

여름 및 겨울 계절학기에는 직접 일선 경찰서에서 실습하면서 그동안 학습한 내용을 현장에서 확인해보는 실무 경험을 할 수 있다.

▲ 일반대학과 다른 학사일정으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
- 경찰대학은 경찰 초급 간부를 육성한다는 특수 목적을 가지므로, 일반대학보다 학사 일정이 빽빽하다. 매 학기 적게는 19학점, 많게는 25학점을 이수해야 합니다(14학번 기준, 174학점 이수).

따라서 휴식이나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그리고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고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규범에 따라 통제된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 6시 30분에는 인원 점검과 구보를 하고 매주 두 번씩 선배가 기숙사 청소 상태를 검사한다. 자기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 앞으로 계획은.
- 수사, 정보, 경비 등의 일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고 싶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과 결정된 사항은 없다. 다만 주어진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면서 모든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양질의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겸손한 경찰, 그리고 치안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경찰이 되고자 한다.

▲ 대통령상 수상 소감 한마디.
- 2018년 경찰대 학생, 간부후보생 합동 임용식에서 대통령상을 받게 되어 크나큰 영광이다.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된 것은 불가능은 없다(Impossible is nothing)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동기들을 대표하여 상을 받게 된 만큼 항상 감사하는 마음과 겸손한 자세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경찰이 되고 싶다.

이와 더불어 경찰대학이라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국가와 국민, 항상 기다려 주시고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부모님, 힘들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그루터기가 되어 준 34기 동기들, 그리고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헌신적으로 지도해 주신 경찰대학 교직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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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고각하 2018-03-26 16:42:46
경위 임용을 축하합니다. 유경위님.
말씀하신 내용과 같이 인권이 존중되는 정의로운 사회 조성에 이바지 해 주시길
응원합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