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쇠귀에 경 읽기 모양새가 된 재벌과 3세들
[충남시론] 쇠귀에 경 읽기 모양새가 된 재벌과 3세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8.04.2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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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재벌 3세들의 ‘갑질 행태’가 또다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말썽

을 일으킨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의 창업자인 고 조중훈 회장이 만든 기업이다.

한진그룹 창업자인 고 조중훈 회장은 평생 경영철학으로 ‘종신지계 막여수인’(終身之計 莫如樹人)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았다. 이 말의 뜻은 ‘한평생을 살면서 사람을 심는 일 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창업 이념인 ‘수송보국’을 토대로 임직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친 인화경영으로 한민족의 전진을 뜻하는 지금의 ‘한진’ 그룹을 만들었다.(고 조중훈 자서전 ‘내가 걸어온 길’에 쓰여 있다)

하지만 오늘 한진 총수 일가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인화경영, 윤리경영으로 기업의 가치를 올리기는 커녕 수많은 갑질과 위법으로 오너 리스크만 키우며 회사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먼저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인 조양호 회장은 거액의 회삿돈으로 자택 공사를 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그의 처도 호텔 정원 관리 직원과 자택 리모델링 공사 작업자에게 폭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 회장의 장남(대한항공 대표)도 차량 뺑소니 사고로 처벌을 받았고 장녀(칼호텔네트워크 대표)도 소위 ‘땅콩회항’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엄청난 분노를 사게 했다. 이번에 터진 두째 딸(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도 심판대에 올라 있다.

이같은 국내 재벌 일가들의 패악질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사회적 지탄이 들끓으면 그때 뿐 좀처럼 고쳐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 최상류층 재벌들의 그릇된 특권의식이 툭하면 본색을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사회적 물의를 빚어도 이들에게 주어지는 결과는 벌금형 정도의 솜방망이 처벌 탓(?)도 문제다.

‘족벌 경영’과 ‘황제 경영’의 폐해의 총수 일가에 엄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 이런 총수 일가들의 몰상식한 갑질로 대한민국 이미지가 엄청나게 실추되고 있다. 오죽하면 대한항공이 나라 국호인 ‘대한’을 달고 그 이름에 먹칠하는 작태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상표권 박탈을 놓고 국민청원까지 벌어지고 있겠는가?

더이상 우월적 지위를 내세워 갑질을 못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재벌 총수 일가의 갑질 문화를 뿌리뽑기 위해선 무엇보다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쇠귀에 경 읽기였던 모양새다. 대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등이 되풀이 되는 건 견제 받지 않는 권력 때문이다.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데도 재벌가 자제라는 이유만으로 초고속 승진하고 기업 내에서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며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후진적인 기업문화는 이제 청산될 때가 됐다.

하지만 재벌 일가의 현실은 갑질투성이다. 소득 불평등과 고용 불안정 등이 심해진 탓에 곳곳에서 악성 갑을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갑질 고리를 끊으려면 가해자 응징과 별도로 약자를 배려하는 다양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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