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2018 이응노 오마주- 땅 담벼락, 눈雪 살갗에 그리다’전
이응노미술관 ‘2018 이응노 오마주- 땅 담벼락, 눈雪 살갗에 그리다’전
4일부터 노상희, 복기형, 윤지선, 이갑재, 이성희 등 5명 작품 전시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05.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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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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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홍석원 기자]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지만 그런 나를 도와주려고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오히려 나를 방해하려고 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말했지만, 나는 남몰래 가벼운 마음으로 줄곧 그리고 또 그렸다. 땅 위에, 담벼락에, 눈 위에, 검게 그을린 내 살갗에… 손가락으로, 나뭇가지로 혹은 조약돌로… 그러면 나는 외로움을 잊었다.”(이응노의 1971년 파리 파게티 갤러리 개인전 도록 서문 중에서)

이응로의 치열한 작가적 생명력과 자생의식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전통과 현대를 넘어 예술에서 삶의 가치를 탐구한 고암 이응노 화백의 예술세계를 조망하고, 그의 예술정신을 이어가는 5인의 작품전이 이응노 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이응노미술관(관장 이지호)는 4일부터 7월 1일까지 노상희, 복기형, 윤지선, 이갑재, 이성희 등 5인의 작가가 참여하는 ‘2018 이응노 오마주- 땅 담벼락, 눈雪 살갗에 그리다’전을 연다고 밝혔다.

오마주란 영화에서 특정 작품의 장면 등을 차용해 해당 작가나 작품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는 것으로 '경의'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이응노가 수형생활 등 척박한 환경에서도 다양한 재료와 조형적 기법을 사용해 수많은 걸작을 남겼듯이, 5명의 작가들도 각자 치열한 생명력과 새로운 영역에 대한 탐구 정신을 토대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에 초대된 배경이다. 이들은 “가슴에 울림이 있었다. 이응노가 느꼈을 감정과 정서가 와 닿았다. 작가가 작업을 하면서 외롭고 한 감정을 동일시 할 수는 없지만 그때 그러지 않았을까”라고 동질감을 내비쳤다.

5명의 작가들은 사람과 사람, 지역과 사람, 지역과 지역의 관계들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회화, 설치, 사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게 된다.

이번 전시는 4개 섹션 60여점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각 전시장에는 초청된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소통, 화합을 의미하는 이응노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1전시실에는 이갑재, 복기형, 노상희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갑재는 왁스코팅된 실을 이용한 드로잉, 커팅과 같은 북아트와 함께 실크스크린이나 에칭 같은 판화적 기법을 동시에 하나의 작업에 담는 작가이다. 복기형은 일상의 사물들을 비틀어보거나 뒤집어 보기를 목적으로 한 작품들을 내걸었다. 노상희는 여성들이 겪는 소소한 경험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을 전시한다.

2전시실에는 윤지선과 이성의 작품이 선보인다. 윤지선은 얼굴 모양의 사진에 재봉틀을 사용해 바느질하듯 만들어 낸 작품을 전시한다. 사진이라는 매체와 전통적으로 여성의 것으로 인식되어 온 바느질을 접합함으로써 사진의 해체에 다가선다. 이성희는 사진작가로, 특정한 장소를 주제로 한 사진을 찍는다. 주로 공터, 텅 빈 운동장 같은 곳으로 인간과 장소가 맺는 관계에 대한 고민들을 관객과 함께 공감하려고 한다.

3전시실은 민주와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긴 이응노의 군무 작품들이 전시된다. ‘춤’은 이응노에게 있어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었다. 군무와 춤, 군상 같은 일련의 작품에서는 인간의 형체를 단순화하고자 하는 시도와 함께 화합을 의미하는 주제의식이 엿보인다.

4전시실에서는 각 작가별 아카이빙 영상 자료가 제공된다. 작가들의 작품 제작 과정을 비롯해 인터뷰 등이 담겨있어 작가들의 주제의식을 들여다볼 수 있다.

전시의 기획을 맡은 소제창작촌 유현민 디렉터는 “대전은 문화적으로 느슨함이 있는 곳이다. 이렇다 할 특정성을 띠지도 않고 각 분야의 활동들도 적극적이지 못했다”고 질책하고 “5명의 작가들은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이응노의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 이제 새로운 대전의 지형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이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봄으로써, 대전에서 진행중인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상희, A huge world, wood, el tape, 850x450x240cm, 2017
노상희, A huge world, wood, el tape, 850x450x240cm, 2017
복기형, 뒤틀린 1m, 길이80cm, 1m 철자, 2006
복기형, 뒤틀린 1m, 길이80cm, 1m 철자, 2006
윤지선, rag face #17006-1, 106x73cm, Sewing on Fabric and Photography Approximately, 2017
윤지선, rag face #17006-1, 106x73cm, Sewing on Fabric and Photography Approximately, 2017
이갑재, 가벼움의 시대, Cutting, Wax on thread, Acrylic on paper, 100x70cm, 2017
이갑재, 가벼움의 시대, Cutting, Wax on thread, Acrylic on paper, 100x70cm, 2017
이성희, White Dish_ digital C-print
이성희, White Dish_ digital C-pr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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