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아랫돌 빼내 윗돌 쌓는 것은 정책이 아니다
[충남시론] 아랫돌 빼내 윗돌 쌓는 것은 정책이 아니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8.05.16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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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만 해도 한 손으로 번쩍 들 수 있던 아이었지만 얼마 후 안아보니 두 팔로 안기가 벅찰 정도로 자랐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전 세계 인구가 늘어나면 지구의 무게도 점차 무거워지는 것이 아닐까 하니 아찔해지는 것 같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역사는 약 300만 년이지만 현생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인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약 3만~4만 년 전이다. 인류는 산과 들에서 야생동물을 잡고 숲에서 나무 열매를 채집하여 먹고 살았는데 약 1만 년 전 농경이 시작되면서 지구상의 인구는 약 530만 명 정도가 됐다.

이것은 현재 서울 인구의 절반 정도에 해당됐다. 그리고 예수가 탄생했던 서기 1년, 세계 인구는 약 2억 5000만~3억 명이었는데 이는 오늘날 미국의 인구와 엇비슷하다.
10여 년마다 인구가 10억 명씩 증가하여 2010년 말 현재 세계 인구는 69억 명을 초과했다. 세계 인구는 2025년 이후 80억 명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또 2030년 중반까지는 86억 명, 2050년 중반까지 98억 명, 2100년에는 112억 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증가를 보이는 국가는 낮은 삶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반면, 인구 성장률이 낮은 국가는 높은 생활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짧은 기간 동안 전국 인구증가률 1등을 실감케 하는 도시가 탄생됐다. 세종자치시다.
그렇다고 세종시가 낮은 삶의 기준 때문에 인구가 폭팔적으로 증가한 그런 도시는 아니다. 앞으로 중앙부처도 더 이전되면 인구 증가는 계속될 전망이다.

세종시는 2012년 7월 1일 전국에서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했다. 출범 당시 10만751명에 불과하던 인구가 정확히 5년 10개월여 만에 3배로 늘어났다
출범 취지는 정부가 수도권 인구 과밀해소 효과를 노리고 조성한 도시였는데 현실은 실패작(?)으로 퇴색됐다.

행정수도로 시작됐기에 40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 등이 서울에서 이전, 해마다 3만∼5만명씩 인구가 짧은 기간에 급성장했다.
세종시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 겠지만 인구가 빠져나가는 주변 도시에선 달갑지 않다.

행정기관 이전으로 균형발전 하려다가 되레 대전시, 충청도 등 인접한 도시가 균형발전에 저해되고 있어 ‘블랙홀’의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균형발전 이념으로 탄생된 도시답게 인구 증가 역시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아랫돌 빼내 윗돌 쌓는 인구 정책은 지구의 무게에는 변화는 없겠지만 지역균형 발전을 내세운 정책이 사람들의 마음은 상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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