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최저 ‘민주주의 위기’ 지적
투표율 최저 ‘민주주의 위기’ 지적
이슈-정책 대신 인물-지역주의 기승
  • 김인철 기자
  • 승인 2008.04.09 2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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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총선은 국정안정론과 견제·균형론이 격돌한 치열한 선거전이었지만 이번 선거가 역대 최저투표율을 기록하는 오명을 남기면서 정책선거가 실종된 실패한 총선이라는 기록을 갖게됐다.
이때문에 우리 사회와 정치권은 정치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숙제를 안게됐으며 이는 이번 선거가 이슈와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지역주의가 여전하다는 점이었다. 후보들도 각자의 정책이나 공약 대신 인물 마케팅에 의존하는 모습으로 변질되면서 정치에 대한 무관심, 염증이 심화로 이어져 부동층을 선거투표로 연결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 이슈-정책 실종 지역주의 고개

이번 총선에 대운하 문제와 북풍 등 이슈가 등장했지만 선거이슈화하지는 못했다. 대신 인물대결로 보여지는 인물중심 선거가 각 정당별로 전략공천화 전략에 따라 이슈로 등장했다.
게다가 지역주의가 부활해 보구와 진보,중도 등 대선영향을 주었던 이슈대신 영호남 구도가 다시 등장하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자유선진당이 부상하면서 3김시대의 지역패권주의가 재등장한 선거가 됐다.
더구나 공천갈등이 불거지면서 무소속 출마가 급증하고 탈당과 재입당,창당을 통한 후보들의 선거집착이 두드러진 가운데 친박연대와 이전 김영삼계 무소속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새로운 선거판도를 형성했다.
이에따라 지역주의에 편승해 과거 상징적인 정치인들을 읍소하는 지역주의가 재연됐다.

◇정치실망 무관심 확대… 날씨마저 악천후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최대변수는 선거율 최하기록이라는 오명이다.
중앙선관위가 9일 투표를 마감한 결과 유권자 3779만6035명 중 1739만3516명이 투표에 참여, 투표율이 46.0%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직전인 지난 2004년 17대 총선 투표율(60.6%)보다 14.6% 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며 역대 총선 중 최저투표율을 기록한 16대 총선 당시의 57.2%보다도 11.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특히 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 이래 지금까지 60년간 전국 규모로 진행된 임기만료 선거에서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2002년 제3회 지방선거 당시 48.9% 보다도 2.9%포인트 낮다. 선관위가 당초 예상한 50% 초반 투표율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투표율 자체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 혐오증과 정치인 불신이 깊어진 것을 투표율 저하의 최대 원인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이번 총선이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만한 대형정책이나 정치적 쟁점이 없었다는 점도 요인으로 지적된다. 각당의 공천과정에서 내부계파 싸움만 두드러졌고 공천작업까지 늦어지면서 정책이 부각될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남부지방에 강풍과 폭우가 겹치면서 섬지역에서 투표를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악천후도 최저투표율을 가져온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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