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는 어떻게 세계 최고의 자동차가 되었는가
‘벤츠’는 어떻게 세계 최고의 자동차가 되었는가
  • 탄탄스님
  • 승인 2018.06.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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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이 세상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수없이 실패한 경험을 겪은 자만이 성공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으며, 무한경쟁 구조로 인하여 도처에서 도태되거나 실패하지 않으려고 더욱 안간힘을 쓰며 살아남으려는 개인이며, 기업과 더 나아가 국가 간의 경쟁 또한 나날이 치열해 지고만 있다. 이렇게 사바나의 정글과 같은 지구촌에서 뒤지지 않고 성공하는 길은 어떠한 전략과 과정이 필요할까를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독일 만하임의 엔지니어였던 칼 벤츠의 도전과 성공담을 통하여 성공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과 실패의 연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귀중한 경험과 지혜를 얻게 되고, 그것이 자산이 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결과물이 ‘성공’임을 깨닫게 한다.

칼 벤츠는 1886년 세계 최초로 3륜 자동차를 발명하여 특허등록을 하였다. 그의 오랜 목표를 42세의 나이에 이룬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곧 좌절을 맛보게 된다. 아무도 그의 자동차를 사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과연 그 자동차가 마차처럼 수십 킬로미터 먼 곳까지 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사실 벤츠 자신도 그 차를 몰고 멀리까지 가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그러한 그를 살린 것은 39세의 아내 ‘베르타’였다.

그녀는 1888년 8월 어느 날, 남편 몰래 15와 13세의 두 아들을 태우고 시제품 벤츠 자동차를 몰아 자신의 친정이 있는 포츠하임으로 용기 있게 출발하였다. 그녀에게는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첫째는 마침 그녀의 여동생이 아기를 출산했기 때문에 친정으로 가야만 했다. 기차를 타고 갈 수도 있었지만, 자동차가 집에 있는데 굳이 기차를 타고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둘째는 차가 팔리지 않아 실의에 빠진 남편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자신이 그 차로 만하임과 포츠하임을 왕복하면, 106킬로미터를 성공적으로 운행한 게 알려지면, 사람들은 벤츠 차의 실용성에 대한 의심을 버리고 바로 구매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결국 그녀의 두 가지 목표는 모두 이루어졌다. 아무도 해보지 않은 106킬로미터의 질주를 그녀는 두 아들과 함께 성공적으로 해낸 것이다.

그녀의 무모한 행동은 실의에 빠져 있던 남편에게 용기를 주었으며 포기하지 않고 자동차를 계속 만들도록 하였다. 그녀의 모험이었던 ‘세계 최초의 자동차 원거리 운행 성공’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고 그 덕분에 사람들은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입증된 그의 자동차를 경쟁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하였다.

얼마 후 벤츠 차는 대량생산에 들어갈 수 있었으며, 독일의 마차길은 어느새 벤츠 자동차로 뒤덮였고, 부부와 두 아들은 거부가 되었다. 당초 칼 벤츠는 자동차를 발명하여 특허를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고 난 뒤 자동차의 판매 목표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다음 목표는 아내인 베르타의 몫이 되었다. 자동차를 이용하여 친정에도 다녀오고, 호기심 많은 두 아들에게 자동차 타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목표를 세워 결국 이루어냈다. 세상 사람들은 베르타의 성공에 더 열광적인 반응을 보낸다. 자동차라는 낯선 기계가 사람들의 삶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해줄 문명의 이기라는 사실을 신뢰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카프카의 미완성 소설인 『성』은 오늘날에 그 완성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성』에는 21세기 현대인들이 마음으로 공감하는 그 무엇이 있으니 그것은 개인의 목표설정에 관한 것이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나름대로 삶의 목표가 있다. 그것은 성(城)으로 상징되는 그 어떤 것일 수도 있다.

목표를 향해 첫 발을 내디뎠을 때는 감격과 희망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목표가 눈앞에 와있을 때 더 이상 발걸음을 내디딜 수 없는 ‘K 증후군’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만 가다오’라는 부모의 목표설정에 충실히 따른 자녀들은 막상 대학생이 되었을 때 더이상 자신을 이끌 목표가 사라지고 갑자기 낯선 도시에 홀로 내버려져 있다고 느끼게 되면서 좌절하고 방황하게 된다. 대학입시에만 온통 인생의 목표를 설정한 청년들의 비참한 결과이다.

경영에 있어서도 이러한 예는 많다. 오늘날 우리나라에는 K와 같이 목표 갈등과 역할 모호성으로 갈 길을 잃고 헤매는 경영자들을 볼 수 있다. 무한경쟁 시대에 남에게 지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성은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K처럼 갈등과 모순 속에서 괴로워할 것이 아니라 목표를 수정하여 이해관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목표를 재정립하여 과감히 투자해야 하는데도 그들은 대부분 당초의 목표에만 집착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의 자원과 에너지는 고갈되고 결국 성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지도 못해 마을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한다.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기업의 현실이 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 경영자들은 이유 없이 받는 냉대와 수모를 비관하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카프카적인 고뇌를 훌훌 털어버리고 비록 당초의 목표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의미 있는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추구함으로써 사람들에게 효익을 주고 나아가서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길을 찾아보면 어떨까 한다. 이제 막 선거에서 승리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자치단체의 리더들에게도 적합한 예일 것이다.

들어갈 수 없는 성만을 바라보지 말고 눈을 돌려 주위에 도와야 할 이웃들이 없는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4년 후 또다시 유권자의 평가는 냉혹할 것이다. 도전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비전을 제시해 줄 이 나라의 리더들에게 칼 벤츠의 도전과 성공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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