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살기가 무서운 세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
[김원배 칼럼] 살기가 무서운 세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8.07.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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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과 방송을 보면 연일 각종 사건 사고들이 쉴 사이 없이 터지고 있다.

각종 자동차 사고에서부터 공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이웃 간 다툼으로 평생을 후회하게 하는 살인사건, 폭행사건, 고층아파트에서 던진 살인 무기 등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사건들이 발생해 우울하게 한다.

우리사회는 옛부터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콩 한 조각도 나누어 먹는 인정이 넘치는 사회였다. 홍익인간 정신으로 이웃을 존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아끼는 그런 민족이였고 그런 사회였다.

그랬던 우리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지고 물질 우선주의가 되면서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철저한 자기중심의 사회가 되었다.

1950대 이전 우리사회가 산업화되지 않고 농업위주의 사회였을 때에는 비록 국민소득이 몇십불 밖에 되지 않고 먹거리가 충분하지 못했으며 생활수준이 낮아 평균수명이 50세를 전후로 하는 세계에서 뒤에서 몇 번째 가는 못사는 나라였다.

그래도 서민들의 생활이 지금처럼  각박하지 않았으며 비록 1년에 한 두번 가족들이 함께 외식을 할까 말까한 생활이였지만 지금처럼 가족들 간에 대화가 단절되거나 재산문제로 분쟁이 일어나 가정이 파괴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필자는 1949년 5월생이다. 이제 70이 되었다. 필자가 태어난 뒤 1년 후에  6·25의 전쟁이 일어났고 그 후의 어려움은 어려서 모르지만 철이든 초등학교 때부터 생각을 해 보면 인정이라는 것이 있어서 어려워도 어려운 줄 모르고 함께 이겨나갔던 시대였던 것 같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를 대구에서 다녔는데 비록 초가집 방 한 칸을 얻어 자취생활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지만 그래도 그때는 가난이라는게 부끄럽거나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릴까 걱정하면서 쇠고기나 돼지고기 대신 계란 몇 꾸러미를 짚으로 포장해 먹게해 주는 아버님과 외삼촌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자가용이 귀했던 시대라 먹을 양식을 몇 말씩 자루에 넣어 2시간 정도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필자의 고향은 경상북도 선산)에 와서 자취방까지 옮겨주는 어른들의 고마움, 김장한 김치(짠지)를 항아리에 넣고 버스로 옮기면서 차안에 풍겨지는 냄새 때문에 무안을 당하면서도 자식 공부시킨다며 자취방에 옮겨다 준 아버님의 정성이 참으로 고마웠다.

필자도 자식을 키워 성장시켰지만 필자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랑만큼 내 자식에게는 그만한 사랑을 베풀지 못했다. 아무튼 지금의 60-70대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공부를 했고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였다.

우리사회가 산업화 되는 과정에서 흔히들 이야기하는 노동착취, 저임금, 열악한 복지혜택 등을 참아가면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왔다.

이제 나이들어 힘도  떨어지고 경제의 주도권도 자녀들에게 넘어가 무엇 하나 마음대로 하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우리경제가 성장해 온 과정에서 한몫했다는 생각을 하면 힘이 불끈 솟음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툭하면 터지는 사건사고들을 보면서 인간본연의 모습으로 홍익인간의 정신을 살려 더 이상 사람들의 마음을 슬프게 하는  살기가 무서운 세상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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