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폭염 극복 풍속도가 바뀌고 았다
[충남시론] 폭염 극복 풍속도가 바뀌고 았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8.08.08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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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가 계속되자 “더위에 어떻게 지내셨는지요?”가 아침 인사로 등장했다. 새벽이 돼도 가시지 않는 열대야 때문에 잠을 설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낮 기온이 39.6도까지 올라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고 있는 폭염은  ‘역대급 더위’로 기록을 경신했다.    

이같은 ‘불가마 한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다. 베란다에 놔두었던 계란이 어미 닭이 아닌 폭염으로 인해 병아리가 된 마술 같은 일이 생기는가 하면, 옥수수를 실온에 두었더니 팝콘이 됐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또 창을 고정해둔 실리콘이 녹아 유리가 떨어지거나 라텍스에 자연발화로 불이 붙는 사고 등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 났다.

속수무책의 폭염 재난 속에서 사람들은 더위를 이겨낼 방법을 찾아 나섰다.
출·퇴근길에는 부채 대신 손 선풍기가 대표적 더위를 쫓는 필수품으로 손 꼽혔다.

꽉 찬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손 선풍기는 달궈진 얼굴을 식히는 제법이였다.
쏟아지는 강열한 햇빛을 막는 양산이나 우산도 인기다.

일본에서는 이미 기록적인 더위에 ‘남자 양산 쓰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여성들에게 익숙했던 양산을 남성들도 남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했다.

더위를 이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에어컨이다. 문제는 무서운 누진제 때문에 마음놓고 에어콘을 틀지 못하는 것이다.

사상 최악의 폭염은 올여름 피서 풍속도를 바꿔 놓았다. 전국 해수욕장과 유명산 등 유명 피서지가 발길이 뚝 끊겨 한산했다.

강한 햇살이 내리쬐 백사장은 밟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바닷물도 수온이 높아져 피서로 즐기는 것은 옛말이 됐다.

반면 서늘한 천연동굴이나 폐 터널처럼 더위를 식힐 수 있는 피서지가 인기를 끌면서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또 에어컨 가동으로 시원한 도심 속 도서관, 백화점, 마트, 은행, 극장 등은 더위를 쫓으려는 사람들로 연일 부산했다.

폭염 특수 피서지로 알려진 경남 밀양시 산내면 얼음골(천연기념물 224호)과 충남 청양의 칠갑산은 대표적인 국내 알프스다. 얼음골은 한여름에도 18∼20도의 냉풍을 뿜어내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어 피서객이 넘쳐난다. 또 냉장고처럼 시원한 충북 단양의 고수동굴도 가마솥 더위를 식히기에는 제격이다.

폭염이 일상화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제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 폭염을 계기로 인류가 당면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탓으로 보고 있다. 근본적인 처방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구 평균온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인류가 환경을 지키지 않으면 더위를 이겨낼 수 없기에 지구가 보내는 경고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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