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寅鐵 칼럼] 쇠고기 개방, 정부의 대책 시급
[金寅鐵 칼럼] 쇠고기 개방, 정부의 대책 시급
  • 김인철 국장
  • 승인 2008.04.20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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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광우병 발생으로 수입이 전면 중단된 지 2년 9개월만인 2006년 9월 수입이 다시 허용됐으나 두달여만인 같은해 11월 수입쇠고기에서 뼛조각이 발견돼 다시 수입이 금지됐다.
지난해 4월 한미 FTA 협상과 연계해 수입이 재개됐으나 두달만에 수입 금지품목인 갈비가 발견돼 검역이 중단됐고 한달만에 수입이 재개됐다가 넉달뒤인 지난해 10월 수입금지 물질인 뼛조각이 발견돼 다시 수입이 금지됐었다.
정치권은 이런 상황을 감안, 일제히 쇠고기 수입 금지를 외치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협상이 아닌 조공”이라며 맹공을 퍼부었고, 진보신당은 국민건강을 방미선물로 줬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역시 피해 보전을 위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협상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현하 선진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건강과 축산농가의 희생을 담보로 한 굴욕적 쇠고기 협상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는 이번 협상이 너무 많은 것을 내 준 것에 따른 것이다. 당초 한국 협상단은 연령·부위 제한을 두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으나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전격 미국산 쇠고기를 제한없이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들은 대부분 30개월 이상된 소로 분석된 것을 볼 때 연령·부위 제한을 없애는 것은 국내 쇠고기 시장을 위험속에 노출시키는 것과 다른바 없다.
문제는 더 있다.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우리 식탁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고 해도 우리 정부가 즉각적인 수입이나 검역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한 것도 정치권이 말하는 협상이 아니라는 것에 설득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것은 미국이 발병 국가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광우병에서 조금 자유스러운 환경이긴 하지만 만약 미국산 쇠고기가 아무런 제한없이 무작위로 수입된다면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에도 큰 위협이 될게 불보듯 뻔한 일이다.
먹거리는 다른 문제와 확연히 다르다. 그러기에 미국은 국제기준에 맞는 위생 조건을 구비해야 하고, 우리도 현재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빠른 시일내에 이에 대비한 합당한 조치들을 빨리 내놔야 한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20일 쇠고기 개방 관계장관회의에서 “수입 쇠고기 안전대책을 위한 검역을 철저히 할 종합대책을 하루 속히 나와야 한다”고 말하며 “축산농가와 국내 소비자를 위해 정부가 할 일이 뭔지 정책화 할 것”이라며 대책마련에 나선다고 한다.
국내 업계의 줄도산도 막을 특단의 조치도 내놔야 한다. 쇠고기 협상 결과가 나온 직후 소 가격이 8%대 가까이 빠지고 있다. 지난해 4월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여파로 한우값이 크게 밀렸던 시기임을 감안하면, FTA에 따른 관세 철폐보다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로부터 한우 농가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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