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보름달처럼 밝고 넉넉한 한가위를 기대한다
[충남시론] 보름달처럼 밝고 넉넉한 한가위를 기대한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8.09.19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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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푹푹 쪘던 날씨가 거짓말처럼 서늘해졌다.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계절로 변해가고 있다.
들녁에 알차게 익어가는 곡식과 과일 등의 수확을 생각하면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으로 가득하다.

추석을 중추절이라 한 것은 가을의 중간이란 뜻이다. 가을은 음력 7·8·9월의 한 가운데인 8월 15일이 추석이다. 고유 명절인 추석은 가을 중 달이 가장 크고 아름답고 빛난다 하여 ‘중추지월’이라고도 했다.

‘한가위’라는 뜻은 ‘한’은 ‘크다’이고 ‘가위’는 ‘가운데’라고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다.
달은 매일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 한 달에 한 번은 보름달 모습으로 어두운 밤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는 고마운 존재이다.

우리 민족은 달을 신성시 여겨왔다.그래서 1년 동안 달이 가장 큰 보름달인 음력 8월 15일을 민속 최대의 명절인 추석으로 맞이하고 있다.

추석을 전후해 수백만 대의 차량과 함께 거대한 인구 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은 자식, 며느리, 손주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다. 하지만 최근 한가위 풍속도는 어떠한가?

많은 귀성 인파는 귀성보다는 여행의 행렬이 더 많고 명절을 전후한 가족들의 대화는 유산의 갈등으로 이어져 큰 집안 싸움으로 번지기도한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 간, 부부 간, 형제 간 갈등은 급기야 폭력·이혼 등 반갑지 않은 문제로 커져 우울하게도 만들기도 한다. 오죽하면 명절이 아니고 가슴에 멍이 드는 ‘멍절’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겠는가?

게다가 추석 날 차례를 마치고 음복한 후 명절을 즐기기는 커녕 자동차 키부터 찾아 관광지로 떠나는 추석 풍속도가 어색하지 않다.
명절을 맞아 모든 가족이 함께 어울리는 가족애를 되찾던 옛날 같은 추석이 그립기만 하다.

그런가 하면 쪼달리는 삶 때문에 명절이 됐어도 조상 묘를 찾아 벌초 조차 못해 자손 없는 무덤이 되는 불효한 자식도 많아 안타깝다.
한가위 연휴가 풍성한 만큼 국민들의 마음도 풍성한 명절이 될 지 의문이다.

이번 추석은 국민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심적으로 부담스런 한가위가 될 지도 모른다.
10여 년간 단절되어 온 남북관계가 일대전환기를 맞아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가져올지 걱정부터 앞서 씁쓸하다.

고향을 떠나 살고있는 사람들이 생각나는 것은 고향의 그리움 뿐이다. 고향은 내 과거가 있던 곳, 정든 곳, 마음이 쉽게 떠나지 않는 소중한 공간였다. 지금의 고향가는 길이 마을 안까지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고 개울도 복개되어 큰길로 뚫렸고 높은 아파트가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그래도 고향을 찾으면 뭔가 모를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추석날 만이라도 보름달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나눠먹고 즐기는 즐거운 한가위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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