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어우러진 춤사위... 가을을 품다
자연과 어우러진 춤사위... 가을을 품다
엄정자춤무리 20일부터 ‘제23회 계룡산에서의 춤’ 예술제 개최

‘장르와 장르, 품-다’ 부대행사로 드로잉, 닥종이 체험 등 다채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10.15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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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자의 계룡산탱고1 공연모습
엄정자의 계룡산탱고1 공연모습

[충남일보 홍석원 기자] “내 춤을 보고 머리를 식히고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통춤이나 현대무용은 관객에게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고민해보라고 하지만 춤이란게 꼭 그래야 하는 것 만은 아니잖아요? ‘아, 좋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있는 그런 춤판도 있지 않을까요” (엄정자 예술감독)

열린 공연 한마당이 펼쳐진다. 우리 음악과 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흥겨우면 흥겨운 대로, 애절하면 애절한 대로 느껴오는 감동을 무대 위의 사람, 옆자리에서 구경하는 사람들과 같이 나누고 보듬는 열린 마음이 모인 이곳은 계룡산이다.

계룡산에서 피어오른 예향이 산세를 따라 굽이치며 관객들의 시간을 녹여낸다.

짙고 푸른 하늘을 벗 삼아 가을이 익어가는 10월을 보내며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는 신명나는 공연 한마당이 20일, 21일 계룡산 일주문 뒤편 자연관찰로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올해 23번째를 맞이한 이번 '가을, 계룡산에서의 춤' 예술제는 전통 춤을 비롯해 현대무용, 행위예술, 클래식 연주 등 다양한 공연과 전시, 체험부스로 이루어진 종합예술 한마당이다.

예술제의 주 행사인 공연은 '자연과 사람, 품-다'라는 제목으로 이틀 간 진행된다.

20일 공연에서는 식전행사로 오후 1시 40분부터 계룡산 학봉리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는 계룡산 학춤과 기타 연주가 펼쳐진다.

원래 계룡산학춤은 동래학춤에 근원을 두고 있지만, 누구나 쉽게 따라 추고 내면의 잠재된 흥을 맘껏 발산할 수 있게끔 엄정자 예술감독이 새롭게 구성한 춤이다.

두 번째 무대는 대전 통기타 이야기팀이 '행복의 나라로', '사랑하는 이에게', '바람이 분다' 등 가요들로 관객들을 포근한 감성으로 감싼다.

관심이 쏠리는 이번 행사의 첫 순서로는 △최석권 씨와 대전무형문화재 법우스님의 무대로 한국 전통무용이자 대전시무형문화재 제15호인 '승무-이매방제' 공연이 진행된다.

모던댄스 '고지' 공연장면
모던댄스 '고지' 공연장면

곧이어 △엄정자 감독이 출연하는 한국 창작무용 '계룡산 탱고Ⅱ' △신인 안무전 최우수상 수상팀 강왕식·전중근의 현대무용 '고지(高地)' △구성회 연주자의 기타 연주와 노래 △남정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펼치는 현대무용 'Autumn Leaves' △엄정자 안무로 유년의 추억을 표현한 한국 창작무용 '빨랫터에서'가 이어진다.

계룡산 학춤
계룡산 학춤

이틀째인 21일은 오후 1시 50분부터 △세련된 춤사위와 흥겨운 장단가락의 '진도북춤'을 시작으로 △배주옥 중부대 교수가 출연하는 한국 창작무용 '어디로?' △삐뚤어진 사회상을 풍자한 한국민속 무용 '양주별산대 취발이 놀이' △대전챔버의 현악사중주 '리베르탱고' △소울무브 팀의 팝핍댄스 'Look at Soul' △신용구의 잃어버린 꿈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행위예술 '꿈의 조각들을 모으다' 무대가 펼쳐진다.

신용구의 행위예술 퍼포먼스 모습
신용구의 행위예술 퍼포먼스 모습

이밖에 '장르와 장르, 품-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계룡산을 주제로 기록사진전과 춤 드로잉전, 춤 사진전 등 다양한 전시가 진행된다.

윤향숙의 닥종이 인형 체험, 이재운의 풀잎공예 체험, 최선정의 꽃누르미공예 체험, 충남도립대 헤어뷰티과의 페이스 페인팅으로 구성된 체험부스도 곁들여진다.

이번 공연의 총괄기획자인 엄정자 예술감독은 “무용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친근하게 우리 생활 곁에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지역예술인 펼치는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를 즐겁고 유쾌한 관람이 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한편 계룡산 춤축제는 지난 1996년 현대 예술 분야와 관련된 특별한 문화가 없는 계룡산에서 ‘계룡산에 가면 볼만한 춤 공연이 자연 속에서 펼쳐진다’는 것을 인식시켜 관객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이에 따라 1996년 10월 엄정자춤무리는 창작 무용 ‘싸리꽃의 이미지’로 동학사 주차장 옆 공터에서 첫 춤축제를 개최한 이래 20년 넘게 뚝심으로 이어오고 있다.

엄정자춤축제는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에 국립공원관리공단 계룡산사무소와 공주시에서 후원하고, 매 공연마다 창의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자연 속에서 즐기는 예술축제로 발전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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