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칼럼] 청년들이여 종이신문을 읽자
[김원배 칼럼] 청년들이여 종이신문을 읽자
  • 김원배 목원대학교 전 총장
  • 승인 2018.10.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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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업, 삼성그룹의 입사시험이 있었다. 그런데 이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 중 상당수의 응시생들이 생소한 문제 앞에서 어쩔줄 몰라 헤매였다는 기사를 보면서 인터넷신문이 아닌 종이신문을 평소에 읽었더라면 이런 낭패를 당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왜냐하면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인터넷신문들을 보기 때문에 필요한 기사들만 보는 편식 현상이 나타나 다양하면서도 깊이 있는 정보를 취득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종이신문은 1면부터 마지막 면의 기사까지 한 면 한 면을 넘기면서 필요하지 않은 기사라도 제목 정도는 읽고 넘어가기 때문에 그래도 무엇이 지금 우리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지는 알 수 있다.

이번 삼성 입사시험의 문제로 나온 토사구팽이란 고사 성어는 몇 년 전부터 국내정치와 관련하여 신문의 가십란을 비롯한 각종 박스기사에서 자주 다뤄진 내용이였다.

필자는 한글전용시대가 아닌 시대에 학창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한문을 어릴 때부터 배웠다. 그리고 대학입학시험에서 고사숙어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어 한자를 접하는데 그다지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어느 때 부터인가 한글전용이 되어 교과서나 신문에 한자가 빠지면서 한자와 관련된 내용들이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말 가운데 한자를 사용하면 분명해질 수 있는 내용도 한글로만 사용하다 보니 간혹 혼돈하는 경우들도 종종 발생했다.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한자는 영어보다 훨씬 어렵고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한자만 보아도 머리가 아프고 보기가 싫어질 것이다.

그러나 연말 연시가 되면 소위 사회지도급인사들이 1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면서 포부를 밝히는데 고사성어로 풀이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는 자신의 심경을 고사성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어 아직은 우리사회에 한자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세대는 이 같은 한자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한자를 멀리하고 있다. 금번 삼성의 입사시험에서 고사성어를 중심으로 한 문제 토사구팽이나, 청렴결백, 몽매등의 단어는 신문에서 종종 언급됐기 때문에 공부하다 쉬는 시간에 신문을 가끔 읽은 분들에게는 그 말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토사구팽 (兎; 토끼 토, 死; 죽을 사, 狗; 개 구, 烹; 삶을 팽)의 의미는 날쌘 토끼사냥을 마친 후 더 이상 사냥개의 역할이 필요 없을 때 주인은 개를 삶아 먹는다는 뜻이다.

이 말의 어원은 중국춘추전국시대에 유방이 천하를 통일한 후 큰 공을 세운 한신을 믿지 못해 한신을 제거하게 되는데 한신이 자신의 처지를 사냥개에 비유하면서 주군인 유방을 원망하면서 숨을 거두었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국내 여러 신문에 종종 언급됐는데 젊은 청년들이 이 내용을 눈여겨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의 고사 성어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젊은이들이 종이신문을 보면서 이와 같은 고사 성어를 비롯한 각종 유익한 정보를 취득하여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보다 풍성한 삶을 살아 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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