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겨울철 냉·난방 전기료 걱정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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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 친환경 냉난방기용 흡착제 개발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8.11.01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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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지르코늄계 흡착제 MIP-200의 기공구조 및 수분 흡착 냉방시스템.[사진=화학연 제공]
신규 지르코늄계 흡착제 MIP-200의 기공구조 및 수분 흡착 냉방시스템.[사진=화학연 제공]

[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한국화학연구원은 CCP 융합연구단 장종산 박사 연구팀이 프랑스 CNRS 연구소와 함께, 전기를 거의 쓰지 않아도 되는 친환경 냉난방기용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흡착식 냉난방기’는 대표적 친환경 냉난방기다. 전기를 거의 쓰지 않고 천연냉매인 물과 흡착제, 재생열원(지역난방열, 태양열 또는 산업용 폐열) 등으로만 구동할 수 있다.
 
물이 수증기로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냉방이 되고, 반대의 시스템으로 수분이 응축될 때 열을 방출해 난방 되는 원리다. 여기에 흡착제가 주요 소재로 쓰이는데 냉난방기 안에서 수분을 빨아들여(흡착) 냉방을 촉진시키고, 포화되면 외부의 열로 수분을 내뱉은(탈착) 후 재생된다.  이때 하절기에 남아도는 태양열 또는 폐열을 냉방에 활용할 수 있어서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유용하다.

그러나 기존 흡착제는 성능이 좋지 않아 ‘흡착식 냉난방기’가 광범위하게 상용화되지 못했다. 시장에서 널리 활용되려면 냉난방기 에너지 효율이 높고 흡착제의 수분흡착 용량이 크며, 7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흡착제 재생이 잘 되어야 한다. 그동안 이 세 가지 성능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어려웠다. 기존 흡착제인 실리카겔의 경우 흡착 용량이 작고 제올라이트의 경우 1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재생시켜야 했다.

연구팀은 상용화를 위한 세 가지 성능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새로운 흡착제의 효율은 기존 제올라이트 흡착제보다 24% 이상 높아졌고 흡착용량도 실리카겔 흡착제보다 2배 이상 크며, 섭씨 70도 이하의 저온에서도 손쉽게 수분이 탈착 재생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흡착제는 지르코늄 물질을 사용한 다공성 금속-유기 골격체MOF (Metal-Organic Framework)이다. 연구팀은 프랑스 CNRS 연구팀과 함께 지르코늄* 양이온과 방향족 카르복시산 음이온을 결합시켜, 3차원 골격구조를 이루면서 내부에 구멍이 많은 새로운 물질을 만들었다.

이 흡착제는 물을 잘 흡착하는 성질(친수성)과 물을 싫어하는 성질(소수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냉방 운전조건에서 수분 흡착력은 증가하고 저온 재생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이 소재는 황산, 염산 등의 초강산에 노출되어도 구조 손상이 없고, 기존 금속-유기 다공성 소재에 비해 고압에서도 기계적 강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수분 흡착제 외에 스마트 공조기, 제습 건조기 등의 다양한 흡착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

새로 개발된 소재가 흡착식 냉난방기에 적용되면, 전기를 에어컨의 5% 미만으로 쓸 수 있어 과다한 전기 사용을 줄이고 전력 피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냉방에 친환경 냉매인 물을 적용할 때 10만 세대 기준으로 하절기 전력피크부하 약 234 MW, 연간 에너지 약 7,300 톤(TOE) 및 온실가스 약 19,500 톤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산출된다. 난방의 경우에도 기존 전기 난방기기보다 적은 에너지를 쓸 수 있다.

장종산 박사는“이번에 개발한 금속-유기 골격체 수분흡착제의 설계 기술은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에 대응해 태양열 또는 중저온 폐열을 활용하는 미래형 냉-난방 산업의 핵심 기술이다. 또한 스마트 공조, 제습 및 건조 분야의 사업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중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 기반 미래소재연구단’(단장 김광호)의 세부과제와 EU-Framework 국제공동 협력연구로 수행되었으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화학공정(CCP) 융합연구단(단장 박용기) 과제에서 일부 지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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