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과속해도 너무 앞질러가는 것 같다
[충남시론] 과속해도 너무 앞질러가는 것 같다
  • 임명섭 주필
  • 승인 2018.11.21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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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좌파 단체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떠받드는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마치 김 위원장이 위대한 영도자라도 되는 양 추앙하는 움직임까지 보이는 듯해 걱정이 된다.

좌파 단체 회원 70여 명은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환영하기 위한 ‘백두칭송위원회’란 조직이 등장, 결성대회를 갖고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백두칭송위원회’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13개 단체가 참여한 조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한에 대비, 국민들이 환영하자는 취지로 조직된 단체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자주통일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진정 어린 모습에 감동했다”며 김 위원장을 치켜세웠디는 것이다. 단체 이름속에 김일성 혈통을 뜻하는 백두를 넣은 것만 봐도 이 조직의 성격과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다른 한 민간단체에서는 모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통일 관련 교육을 한다고 ‘김정은 환영단’ 가입 신청서를 받는가 하면 김정은 환영 엽서를 쓰게 한 사실도 알려져 국민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모두가 사실이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우리나라 안에서 공공연하게(?) 김정은을 찬양하는 행사 계획은 처음보는 것 같다.
서울 도심 곳곳에 불법 현수막을 걸고 북한 김정은의 서울 방문 환영 분위기 조성을 본격화 한 단체도 있는 것을 보면 걱정스러운 차원을 넘어 참담할 뿐이다.

물론 우리나라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그들로 부터 환영을 받고 감격했을 때, 남북 공동성명에 김정은의 서울 답방을 명기했을 때 이런 종류의 친북 행사가 있으리란 것을 어느 정도 예견은 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북쪽의 환영 행사와 서울의 환영 행사는 그 질이나 내용에 있어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갔을 때 북한은 시민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최고 수준의 환대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선 이런 인위적인 동원이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북한 비핵화와 남북 평화 협상을 위한 대화 당사자는 틀임없다. 때문에 김 위원장을 인정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는 측면은 있다.

하지만 그는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으로 세계를 위협했던 장본인이다. 게다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무력 도발과 무관하지도 않다.
국민적 환영 분위기를 조성하기는커녕 대다수 국민들의 반감만 키울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김정은 연내 답방’에 매달리기보다는 보다 현실적인 시간표를 짤 때인 것 같다.

안보만큼은 선심쓰듯 선제적으로 나설 일이 아니다. 김정은을 계속 추켜세우다 보니 서울 한복판에서 ‘김정은’과 ‘만세’ 소리가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본다. 이들이 ‘김정은’과 ‘만세’를 외친 곳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미국 대사관이 있다.
여기선 거의 매일 반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더 심한 일도 벌어질 것이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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