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예측실패한 대산항 건설이 주는 교훈
[사설]예측실패한 대산항 건설이 주는 교훈
  • 충남일보
  • 승인 2007.02.0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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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1995년 서산, 당진, 홍성 등 충남 서북부 지역 산업단지에서 생산되는 화물, 연간 57만 2000톤을 처리하기 위해 대산항이 필요하다고 보고 무역항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12월 22일 문을 열었다.
그러나 대산항은 당초 정부의 빗나간 수요 예측과 중복투자라는 지적을 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원래 정부는 1차 준공시점인 2006년 첫해의 예상물동량을 359만 톤으로 잡았지만 지난해 288만톤으로 축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항 한달이 지난 대산항은 이용 실적이 지난 17일 영국선적 화물선 1척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입도 입항료 등 156만원에 그쳤다고 한다. 여기에 비하면 대산항 관리비는 연간 6억여원이 소요 된다니 앞날이 걱정이다.
더구나 중복투자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산항에서 불과 50km 떨어진 곳에 평택·당진항이 있고 인근 곳곳에는 부두시설이 많이 산재해 있다. 특히 지난 1986년부터 개발된 평택·당진항은 2만에서 5만 톤급 선박 2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하는데다 2011년까지 36개 선석의 부두가 추가로
건설된다고 한다.
또한 대선석유단지 내 정유회사들도 해운회사가 기항하지 않는 한 대산항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말 한심한 것은 배후시설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접근도로 등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 있지 않아 대산항 이용을 기피하고 있단다. 현대제철이 있는 당진군 송산면에서 대산항 까지 국도 38호 확포장 공사도 오는 2017년에끝날 예정이다. 충남도와 서산시는 2009년 완공되는 대전, 당진간 고속도로를 대산읍까지24.3km 구간을 연장해 줄 것을 건의했으나 정부는 예산부족 등을 내세워 2011년 이후에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접근성에도 대산항은 평택·당진항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정부의 수요예측 실패도 문제이지만 해양수산부, 국토관리청, 도로공사, 충남 자치단체 등에서도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 주기 바란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산항의 소생은 기대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1246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대산무역항이 낮잠을 자거나 무용지물로 둔갑한다면 결국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앞으로 보령항 개발 등을 앞두고 있는 충남도 입장에서 제2의 대산항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데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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