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현 칼럼] 도시개발과 자원개발 기회의 땅, 러시아 우파
[김창현 칼럼] 도시개발과 자원개발 기회의 땅, 러시아 우파
  • 김창현 서울대학교 지리학 박사
  • 승인 2018.12.03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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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러시아’라는 국가는 없었다.

지금 러시아라는 국가를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 혹은 줄여서 소련이라고 불렀다.

소련의 해체 이후 ‘소련’이라는 표기는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고, 이제 우리는 그 땅을 러시아라고 부른다.

필자의 부친은 90년대에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그래서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하바로프스크, 상떼 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드토크 등의 지명이 귀에 익숙했다.

러시아에 간다고 하니 부친조차도 치안이 위험할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기우였던 것 같았다.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이미 엄청난 건물의 크기와 아름다운 조명에 압도되었다. 이제 4시가 조금 넘으면 해가 저물어 깜깜한 밤이 되었지만, 건물들마다 자체 조명을 가지고 있어서 도시는 새로운 낮을 맞은 것처럼 환했다.

그리고 드넓은 거리는 담배 꽁초 하나 없이 깨끗했다. 러시아는 우리 근현대사의 여러 페이지를 중요하게 장식하는 나라이다. 그 중, 스탈린에 의한 강제이주 역사는 특히 아픈 과거이다.

스탈린은 극동지방 고려인을 시베리아 열차에 태워서 중앙아시아로 이주시켰다.
1937년 10월부터 무려 17만명에 달하는 고려인, 당시 한국인을 강제로 이주시켰으며, 알려진 것만으로도 2만 5000명이 이동 전후로 사망했다.

고려인이 일본인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일본인 첩자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어이없는 이유에서였다. 지금도 수많은 고려인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키스스탄 등에 거주하고 있다.

이번에 필자가 방문한 또 다른 도시는 흔히 바시키르 공화국이라고도 부르는 바시코르토스탄 지역의 우파(Уфа)라는 도시였다. 모스크바에서 다시 동남쪽으로 10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도시는 인구 120만 이상의 규모 있는 도시이다.

위치상으로 우랄산맥의 서쪽, 카자흐스탄의 북쪽에 위치한다. 기온은 벌써 영하 17도를 가리킬 정도로 추운 지방이지만, 이 지역은 세계적으로 품질이 높은 밀과 감자가 생산되는 지역이라고 한다.

또한 러시아의 전폭적인 농업지원정책에 힘입어 바시키르 지방에서는 밀, 감자, 우유, 치즈, 마늘 등을 거의 직접 생산해서 먹는다고 한다. 로컬푸드를 먹는다니 부러웠다.

우파에서 느낀,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사실은 무궁무진한 사업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바시키르 지역은 지하자원의 보고로서, 금, 은, 아연, 구리 등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업체를 기다린다.

또한, 우파가 도시개발과 재정비에 목말라 있다고 공무원들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올해 올래그 국가투자개발공사 사장은 세종시 개발사례를 조사하기 위하여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방문 전까지 필자는 러시아는 혁명의 기운이 남은 척박한 땅이라고 상상했다. 그러나 다른 모든 지역이 그러하듯, 러시아도 변하고 있다는 것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모스크바에서 이제는 밤 12시까지 돌아다닐 수 있다는 교민의 설명에서도 변화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무궁무진한 자원과 도시개발 소요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기회의 땅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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