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여성은 강하다 ‘줌마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여성은 강하다 ‘줌마 경제학’ 이야기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12.0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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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자식들도 다 컸고 먹고 살만해져 인생을 돌아 보려던 찰나, 남편은 은퇴하여 집으로 돌아온다. 이젠 은퇴한 남편 뒷바라지까지 해야 한다. 여기에 올해는 특히 청년 실업률이 가파르게 증가하여 최고치를 기록한다. 앞으로 청년층의 불안한 고용상황이 계속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 역시 엄마들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베이비붐 세대나 베이비부머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이들이 산업화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가정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이름없이 묵묵히 뒷바라지를 한 숨은 공로자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가장들을 빛나고 돋보이게 해주었던 숨은 공로자는 바로 전업주부인 그들의 아내였다. 가정 안팎으로 숨 가쁘게 달리며 내조에 전념했던 중년 여성들 역시 베이비부머였고 오히려 남성보다 더 많은 인구 구성을 갖고 있으며 평균수명도 더 길다. 우린 지금까지 이런 중년 여성들의 노고와 고충을 당연하게 받아 들였다. 은퇴없이 평생 지고 가야 할 그들의 역할이자 책임이라 여겼다. 여태껏 자신을 돌보기보다는 남편에 대한 내조와 자식들의 부양에 더 신경 쓰며 살아왔고, ‘은퇴남편 증후군’, ‘명절 증후군’과 같은 각종 증후군을 앓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가슴속에 화병을 안고 살아왔다.

몇년 전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한 편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란 제목의 영화다.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의 76년간 변치 않은 화혼(華婚) 생활이 주제다. 이 영화에 젊은이들의 관심이 특히 컸다. 누군가의 한 평생과 다름없는 76년의 결혼 생활에 대한 호기심이 컸기 때문이리라. 신혼부부처럼 수줍게 서로를 바라보는 노부부의 시선이 적지 않은 동경을 불렀다. 진정한 노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텔레비전 광고를 보면 남편과 자식들에게 메모 한 장을 적어 놓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중년 여성의 행복한 모습과 건강한 아름다움이 나온다.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가 아닌 한 여성으로 스스로 본인만의 삶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이젠 베이비붐 시대의 남성들에게 가려진 그늘에서 벗어나 주인공으로 당당히 조명받을 차례다. 남편과 자식들로 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하여 삶의 주체성을 찾아보자. 당신이 새롭게 변한다면 가정에 활력이 생기고 부부관계도 더 좋아질 것이다. 이젠 100세 시대에 또 다른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차례다. 당신은 존중받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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