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본 ‘영화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본 ‘영화 경제학’ 이야기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8.12.25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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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한 해가 저물어 가면서 우리나라에서 대단한 일이 벌여졌다. 음악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이야기다. 영국의 전설적인 그룹 퀸(Queen)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가는 곳마다 화제가 되고, TV 프로그램과 광고에서도 퀸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있다. 개봉 이후 관객수 850만명을 넘어 1000만명을 넘보고 있는 이 영화는 지금껏 가장 많은 관객을 확보한 ‘레미제라블’을 넘어, 그야말로 영화음악의 왕좌가 다시 탄생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60여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고 있으며, 월드와이드 수익은 약 6000억 원을 돌파하였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레미 맬렉이 ‘프레디 머큐리’로 주연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의 아웃사이더 청년들이 영국을 넘어 전 세계를 음악으로 지배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다. 공항에서 수하물 노동자로 일하며 음악의 꿈을 키우던 이민자 출신의 ‘파록 버사라’는 보컬을 구하던 로컬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는 이름으로 밴드 ‘퀸’을 이끌게 된다. 독창적인 음악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중들을 사로잡았던 퀸은 무려 6분 동안 이어지는 곡 ‘보헤미안 랩소디’로 대성공을 거두며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다. 그러나 ‘프레디 머큐리’는 솔로 데뷔라는 유혹에 흔들리게 되고 결국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멤버들과 결별을 선언하였으나 멤버들과 다시 극적인 재결합을 이룬다. 그러다 에이즈에 걸린 프레디 머큐리는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음악을 위해 소진시키는데, 특히 1985년 7월 13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대규모 공연 라이브 에이드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으로 우리에게 감동의 절정을 넘어 극한적 에너지를 충전시킨다.

‘보헤미안랩소디’는 마치 퀸의 콘서트장에 온 듯 착각이 들 정도로 객석을 가득 메운 2,30대 관객의 떼창과 함께 학창시절로 돌아간 5,60대 관객들까지 그야말로 세대를 아우르는 엄청난 흥행을 만들어 나갔다. 경제적 가치로도 대단하였다. 40대의 악기 구매율은 평소보다 4배 이상 증가했으며, ‘프레디 머큐리’ 관련 서적 판매량은 30배를 넘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 국민들은 물론 2,30대 청춘들도 ‘보헤미안랩소디’에 이렇게 열광을 하는 것일까!

굴곡진 삶속에서 도전과 노력을 통해 음악의 전설이 된 그들을 보며, 지금의 현실에 암담하고 우울한 우리들이 이 영화를 통해 공감하고 힐링하며 힘을 얻고 있다. 한 영화를 통해 공감을 갖는다는 것이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수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러 주는 가치가 되었다. 한 방송에서 인터뷰한 한 취업 준비생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저는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너졌을 때가 많았어요, 하지만 퀸의 ‘나는 내 인생이 도전이라고 생각해, 정상을 향해 끊임 없이 오르겠어. 우리는 모두 챔피언이야.’라는 가사에 힘을 얻었어요. 나는 내가 취업 실패자가 아닌 도전자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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