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현금이 사라진다. ‘모바일 페이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현금이 사라진다. ‘모바일 페이 경제학’ 이야기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9.03.13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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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 겸임교수

지난 4일, 우리나라도 신용카드에 대해 정부가 대대적인 메스를 들이댄다고 발표하였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사업자 탈세 방지와 세원(稅源) 파악 차원에서 1999년 한시적으로 도입되어, 이후 일몰 시점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유지돼 왔는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신용카드의 혜택이 없어지면 중국처럼 삼성 페이를 시작으로 카카오 페이, 네이버 페이, 페이코, 신세계, 롯데 등 대 기업이 참여하는 ‘페이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모바일 페이 전쟁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중국은 국민의 80%가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으며, 이른바 ‘전자 지갑’이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오면서 현금과 신용카드를 생활 속에서 몰아내고 있다. 중국은 ‘페이 서비스’로 메뉴판과 주문받는 종업원이 없는 식당을 만들고 있다. 식당의 모든 테이블이나 홀 구석에는 QR(Quick Response)코드가 붙어있는데, 손님들이 이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메뉴가 뜨고 자세한 설명을 만나게 된다. 식당뿐만 아니다. 영화관이나 극장, 스포츠 시설 매표소 앞에도 표를 파는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매표소 앞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설날 빳빳한 신권이 사라지고 ‘앱 세뱃돈’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붉은색 봉투에 담아주는 홍바오(紅包)라 불리는 세뱃돈을 휴대전화로 클릭하면 원하는 메시지와 함께 세뱃돈이 전송된다. 중국인 7억 명이 이용했다. 쇼핑몰에서 노점상, 포장마차, 택시, 영화관, 식당까지 중국 어디든지 ‘페이 결제’가 일상화돼 있다. 오히려 현금을 받지 않아 물건을 살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중국의 결제문화를 바꾼 것은 QR코드 간편결제 방식이다. QR코드 위에 사진을 찍듯이 스마트폰만 갖다 대면 계좌이체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중국에서는 거지도 QR코드가 인쇄된 종이를 목에 걸고 구걸을 할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 거지의 동냥도 디지털화가 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현금 없는 세상을 만들며 그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개개인은 달라진 서비스에 올라타고 기업들은 모바일 페이가 바꿔놓을 소비와 금융생활 패턴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모바일을 통한 4차 산업이 우리의 일상에 성큼 가까이 와 있는 것이다. 모바일을 통한 세상의 변화는 어디까지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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