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피해 강원도 돕자" 공주사대부고 졸업생 강원도 수학여행 화제
"산불피해 강원도 돕자" 공주사대부고 졸업생 강원도 수학여행 화제
21기 동기회 90여명 오는 27일 설악산으로 "GO GO"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9.04.10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일보 홍석원 기자] 최근 동해안을 강타한 대형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지역이 관광 상권마저 위축되어 타격이 크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충남 공주의 한 고교 졸업생들이 강원도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60년전 개교이래 수십년동안 전국 최고의 학력을 자랑하는 명문 공주사대부고의 21기동기회(회장 원종찬)가 졸업 40주년을 기념해 설악산으로 오는 27일과 28일 1박2일 수학여행을 떠난다.

설악산은 지난 1977년 고교 2학년(남자 4반, 여자 2반) 당시 수학여행을 다녀왔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동기회 회장단은 지난 3월 속초의 농협수련원으로 숙소를 정하고 방 20여개와 식사 예약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산불피해가 커지자 타지역으로 장소를 옮기는 문제를 심각히 고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일 농협측이 수련원을 이재민에게 숙박장소로 제공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숙박예약이 취소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원종찬 동기회장(전 농협 충남본부장)은 “갑작스럽게 많은 객실을 확보하기 어렵고, 고통받는 강원도민을 생각하면 민망하기도 해 남해안 쪽으로 여행코스를 변경할까도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대통령과 총리까지 나서 이럴 때 일수록 강원도를 찾아달라는 당부에 “우리의 수학여행도 대형화재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강원지역 경제회복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지 않을까”라며 다른 숙소를 찾던 중 마침 한화리조트 설악의 협조를 얻어 방 20개를 확보했다.

당초보다 비용이 1백만원 가까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국민적 아픔에 동참한다는 생각으로 여행 참가자들의 동의를 구했고 모든 구성원들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 극적인 강원도 수학여행이 성사된 것.

정숙영 동문(미국 거주)은 “강원도에 안가려고 해서 그 동네분들이 비즈니스가 엉망이라는 소식이 미국까지 들려왔다”며 “마냥 즐거워만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우리의 여행이 강원도민이 다시 힘을 내 일어설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이번 공주사대부고 21기 수학여행은 졸업생 360명 중 90여명의 남녀 졸업생이 함께 떠난다. 서울, 경기, 대전, 공주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참가하며,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이번 여행에 동참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신동재 동기(중앙일보 위센터장‧차기 총동문회장 내정자)는 “앞으로 열흘남짓 여유기간 동안 100명을 넘어서 설악산 골짜기 마다 사대부고의 함성이 차고 넘치도록 뜻을 모으자”고 희망을 피력했다.

공주사대부고 21기는 졸업 30주년에는 모교에서 홈커밍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냈고 매년 정기총회를 겸해 함께 여행과 소풍을 떠나는 것으로 동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50여명이 수안보로 가을여행을 함께 다녀왔다. 5월에는 20여명이 계룡대서 펼쳐지는 동문골프대회에 참여한다. 21기들은 현재 정부기관, 경제, 의료, 언론, 교육계 등에서 활발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1기수 아래인 22기 동기회(회장 서정만) 졸업생 60여명도 산불피해에 따른 장소 논란 끝에 오는 13일과 14일 설악산으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지난해 11월 공주사대부고 21기의 수안보 가을여행 모습.
지난해 11월 공주사대부고 21기의 수안보 가을여행 모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