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는 왜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는가
[사설]정부는 왜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는가
  • 충남일보
  • 승인 2008.05.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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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의 국정난맥과 관련 당사자들의 고통이 적지 않을 것이다. 미국쇠고기협상을 주도한 협상당사자들은 분면 독단적 판단에 의한 협상강행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협상타결을 지원한 주변 당국도 역시 혼자만의 역할이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답답한 것은 국민이다. 요즘 우리 국민들은 한마디로 ‘정말 미치겠다’는 말이 적합할 것이다.
국정쇄신안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을 회동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국정쇄신안을 꺼내기는커녕 도리어 언론에 미리 알려진 데 대해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를 했다고 한다.
강 대표가 대체 국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집권여당의 대표인지, 대통령의 눈치만 살피는 입장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표현은 국민에게 먼저 해야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더구나 대통령을 만난 강 대표가 청와대와 내각과는 차원이 다르리라 기대했었지만 그런데 쇄신안이 공개돼 대통령에게는 죄송하고, 요란하게 민심수습책을 운운하며 일말의 기대를 걸게 했던 국민을 실망시킨 점에 대해서는 전혀 죄송하지 않다는 것인가.
작금의 국정난맥은 책임 부재, 소통 단절, 신뢰 결핍 등이 총체적으로 어우러진 정치력의 부재에 있다. 그런 점에서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낸 한나라당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여당이 청와대와 별개일 수 없으며 한나라당이 진정 집권여당이라면 그에 걸 맞는 정치력과 신뢰를 보여주기 바란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안전하다’는 말에는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지 않고 있다. 수입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말했던 당사자들이 임기내내 하루 세끼씩 수입 쇠고기만 먹어서 직접 광우병을 견딜 수 있는 지 몸으로 입증해야 사람들은 그때서야 안전할까 검토할 것 같다.
축산농가를 생각할 때 닭고기를 섭씨 75도 이상 끊여 먹으면 안전하다는 말에도 수긍이 가지만 정부가 이를 강조하니 사람들은 역시 믿지 않게 됐다.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말 한마디에도 늘 목숨을 거는 자세로 행동해야 국민들은 그를 신뢰할 수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먼저 국민들 앞에 사과부터 해야한다. 지금 국민들은 말이 많은 사람은 생각이 없다는 고대 철학자의 말에 유난히 공감을 하고 있음을 정부가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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