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티벳의 산(山)
[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티벳의 산(山)
  • 홍석원 기자
  • 승인 2019.05.06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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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그린 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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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을 세지역으로 나누는데 라싸중심으로 웨이장과 청해성, 감숙성남부의 암도 그리고 사천성과 운남북부의 캄으로 나눕니다. 티벳어로 암도의 뜻은 산골짜기라는 뜻도 있습니다. 변두리라는 의미이죠.

라싸의 중앙에서 멀리 벗어난 지역으로 현재 티벳불교의 중심교파인 황모파(겔룩파)의 중심사원중의 하나인 라브랑사가 있으며, 달라이 라마와 판첸라마의 탄생지역도 이곳 암도티벳지역입니다. 또 티벳불교 이전의 토착신앙인 뵌교는 불교세력과 수백 년간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나 변두리인 이곳 산골짜기에 사원을 세우고 살아갑니다.

Copyright(c)2016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깐난티벳자치주 산신에게 바쳐진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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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인들은 선녀와 원숭이의 후예라고 믿습니다. 높은 산을 대하는 태도는 경배의 대상으로 생활 속에 밀접히 자리합니다. 인도에서 들어온 불교도 티벳에서 이들의 토착신앙 요소인 산신을 수용하여 뿌리내리게 되었습니다. 집이나 사원에 놓인 하얀색 아궁이에 곡식가루나 솔가지를 태우는 것이 지역을 지키는 산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행위입니다. 사원의 불상 중에도 산신이 자리합니다. 티벳에서 신성하게 여기는 8대 성산이 있습니다. 거기에 있는 산신들은 높은 지위의 산신들이며 각각의 지역에서 높은 산에도 각각의 산신이 있습니다.

고원의 산은 만년설이나 샘물을 품고 있어 울창한 산림을 이루어 많은 생명들이 기대어 살아갑니다. 그래서 1년에 한번씩 산신과 호수의 신을 향해 기도를 하는 행위로 순례를 떠납니다. 또 티벳지역을 다니다 보면 봉우리마다 색색의 화살모양의 장대들을 세워 놓은 장대더미들이 있습니다. 이는 이 지역을 보호하는 산신이 악귀들과 잘 싸우기 위해 사용할 화살을 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산신이 잘 싸워 ‘우리마을을 지킨다’라고 믿습니다.

음력4월 달에 새로운 화살모양의 장대를 만들어 산 아래에서부터 가지고 올라가 세우고 함께 복을 빌며 롱다를 하늘에 날리는 행사를 치릅니다. 하얀 종이에 달리는 말 그림이 있고 그 말 위에는 길상(吉祥)의 상징이 그려져 있어서 바람을 타고 널리 퍼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지역의 성산과 성지(호수)로 승려가 축복을 준 불경을 매고 수장을 하는 의식을 치르러 순례를 떠납니다. 그렇게 해여 자신들의 가족이나 부락이 별탈이 없이 잘 지낸다라고 여깁니다.

마음속에 깊이 자리한 믿음은 모든 만물에 영이 있어 그들을 잘 대하면 그들이 도와주어 ‘복을 받는다’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토착신앙보다 선진 문명이였던 인도불교문화와 융합이 되어 발전시킨 티벳불교를 따르는 티벳인들은 내세의 복을 위하여 사원을 돌며 기도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승려에게 적어주어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 하여 시주를 합니다. 고승이 지나간 자리에 혹시나 떨어져 있을지 모를 상서로운 쌀알들을 찾아 먹는데 열성을 다합니다.

Copyright(c)2014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깐난티벳자치주 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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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목축과 농업 이외에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나고 바쁜 도시생활을 하기에 주로 노인과 어린이들과 관광객들이 사원을 돌며 기도를 합니다. 간혹 보이는 젊은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사원과 백탑을 돌며 자신의 꿈을 위해 기도를 합니다. 여전히 신앙과 생활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 가정에 한 명 정도는 승려가 되어 사원에 들어가는 정도이며 친척 중에 먼저 사원에 들어간 이가 있으면 스승으로 삼아 승려의 길을 갑니다. 이렇게 지역의 크고 작은 사원은 존경을 받는 고승에서부터 하급승려까지 서로 연결 되어 있어 지역의 크고 작은 일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중재를 합니다. 그래서 법원이 판결하지 못하는 지역의 현안들을 승려가 중재하여 해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티벳을 본다면 불교의 가르침이 아니라도 세상의 이치를 얻는 방법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원아래의 마을로 외지인들이 들어오고 관광지화가 되어 점점 도시화되면서 승려의 송축을 통하지 않고도 부를 얻는 방법들을 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목축업과 농사를 짓거나 승려가 되었던 티벳인들도 장사를 하고 택시를 운전하며 대도시에 나와 무역업을 하는 등의 경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여 고속철도가 고원을 종단하고 비행기로 어디든 갈 수 있어 신들의 땅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진정한 종교인들은 다시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수행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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