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칼럼]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공짜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칼럼]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공짜 경제학’ 이야기
  • 충남일보
  • 승인 2019.06.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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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대전과학기술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겸임교수

경제학에서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세상은 자기가 준 만큼 대접받고 노력한 만큼 되돌려 받게 되어 있어,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하거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다. 상대가 호의를 베풀면 그 호의를 받은 사람은 빚진 마음을 갖게 되고 나중에 반드시 그 빚진 마음을 갚으려고 한다는 설득의 법칙이기도 하다.
길을 걷다 보면, 스마트폰을 파는 곳에서 큰 글씨로 ‘공짜 스마트폰’이라고 써 놓은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각종 사이트나 매장에서 개인정보 수집 동의만 하면 무료로 다양한 혜택과 쿠폰을 준다고 하고, 치킨을 배달시켜 먹으면 치킨과 함께 작은 쿠폰이 있는 경우다. 공짜는 정말 없는 것일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유명한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은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라는 명언을 남겼다. ‘공짜 점심’의 기원은 미국 서부의 한 가게에서 나왔는데 그 가게는 낮에는 식당, 밤에는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 가게의 손님이 줄어들어서 사장은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손님을 모으기 위해 술을 일정량 이상 사 마시는 단골손님들에게 다음날 점심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자 손님들이 몰려들었고, 공짜 점심을 먹는 손님들은 가게가 망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장이 술값과 안주의 가격 안에는 이미 점심 식사 비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술집은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얼핏 보면 공짜 점심처럼 보여도 손님들은 점심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른 것이다.

입장료가 없는 공원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공원이기 때문에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공원의 관리 등을 유지하고, 모든 사람이 세금을 내기 때문에 공짜가 아니다. 휴게소의 공중화장실도 무료로 사용하는 화장실처럼 보이지만 긴 차량 이동시간에 지친 사람들과 화장실을 가고 싶은 사람들은 휴게소 내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떡볶이 등의 간식을 사 먹는다. 대형 마트의 시식 코너도 시식 후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제품에 대한 홍보 효과를 얻어 그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도 쓰인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너 그렇게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라는 말이 있다. 공짜로 주는 서비스, 선물, 먹을 것 등의 혜택을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는 공짜라는 가면을 쓴 마케팅 전략과 과대광고가 많고, 이에 노출되지 않을 수는 없다. 결국, 지금 당장은 공짜인 것 같지만 결국은 알게 모르게 그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공짜 점심이란 존재할 수 없다. 공짜라는 사실만을 좋아하기보다는 이 사실 뒤에 숨겨진 대가나 지출이 있는지 생각한다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는 ‘공짜 점심’이란 말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대가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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