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 드라마 ‘주몽’과 간도(間島) ①
[목요논단] 드라마 ‘주몽’과 간도(間島) ①
  • 이인제 의원 【 국민중심당 최고위원 】
  • 승인 2007.03.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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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는 TV드라마가 한창이다.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이 경쟁적으로 방영되고 있다. 그 가운데 이제 막 막이 내린 ‘주몽’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다. 우리 국민들의 의식이 그동안 아득하게 느껴졌던 대륙 왕조 고구려로 확대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일 것이다.
나는 일찍이 우리 민족의 역사가 새로운 확대의 길에 들어섰다고 말한 바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대륙을 호령하던 고조선, 부여, 고구려, 신라, 백제, 발해, 통일신라의 고대 역사는 확대의 역사였다. 그 뒤를 이은 고려와 조선 천년의 역사는 영토가 반도로 위축된 축소의 역사였다.
이제 21세기, 새로운 천년의 역사가 시작되는 아침을 맞는다. 이 아침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감히 말한다. 우리 민족의 의식을 반도에 가둬 두었던 커튼이 걷히고 역사의 태양이 잊혀진 지평을 밝혀주는 아침이다.
그러므로 드라마 ‘주몽’이 우리 국민의 의식을 확대시킨 것이 아니라, 확대되는 우리 민족의 역사의식이 드라마 ‘주몽’을 만들고 시청률 1위를 기록케 하였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앞으로 짧아도 천년 동안 우리 민족이 확대의 역사를 창조해 나갈 것으로 나는 믿는다. 그것이 역사의 섭리이다. 물론 과거처럼 군사력으로 남의 나라 영토를 침략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경제와 문화의 부드러운 힘으로 우리의 활동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다. 다른 나라를 고통에 빠트리고 우리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키워나간다. 이것이 우리가 개척할 확대의 역사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드라마 ‘주몽’을 보며 동북아 대륙을 우리의 영토로 수복해야겠다고 다짐할 필요는 없다. 또 지난 천년간 이어진 축소의 역사를 원망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지금 다시 확대의 역사를 창조하는 출발선에 서 있으며 ‘주몽’은 이 출발을 축하하는 하나의 의식(儀式)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잊고 있는 간도(間島)는 별개의 문제이다. 간도는 명백히 조선(朝鮮)의 영토였다. 백두산 정계비의 토문강(土門江)은 두만강이 아니라 송화강 상류 북간도의 경계에 있는 강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두만강인가, 송화강 지류인가를 놓고 조선과 청(淸)나라 사이에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조선은 1905년 외교권을 일제에 강탈당하게 된다. 그리고 1909년 일제는 간도를 청의 영토로 귀속시켜버렸다. 바로 ‘간도협약’이 그것이다.
그러나 간도협약은 국제법상 원천무효이다. 조선의 외교권 침탈과 영토의 강제할양은 바로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일환이었고, 그러한 침략은 인류 양심으로 용인될 수 없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과 뒤를 이은 중국이 불법적인 간도협약을 근거로 실효적 지배를 계속하고 있다 하더라도 간도에 대한 우리의 영유권은 소멸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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