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그들을 부르는 이름
[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그들을 부르는 이름
  • 주창민 대전 빛그린스튜디오 대표
  • 승인 2019.07.08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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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011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산위에서 만난 짜시와 줘마
c)2011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산위에서 만난 짜시와 줘마

지구상 사람이 살 수 없는 세상의 가장자리를 찾아본다면 남극과 북극이 있을 것이며 또 다른 가장자리를 찾는다면 하늘과 가까운 지구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티벳 고원이지 않을까 합니다. 122만 평방미터의 면적으로 한반도의 열배가 넘는 넓은 티벳고원에 약 300만여명의 티벳인들이 자연에 기대어 살고 있습니다. 부족한 공기에 놀란듯한 숨을 몰아 쉬며 목양을 하고 고원에서 발원한 강줄기 주변에 보리씨앗을 뿌리며 풍요를 기원합니다. 이런 자연에 기대어 살기에 자신들의 안녕과 건강을 바라며 이름을 지엇을꺼라 봅니다. .

티벳지역에서 만나는 티벳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서 듣는 그들의 이름은 “차이랑” – 장수(오래 사는 것), “쟈시” – 상서롭다, “런칭” – 보물, “라모” – 선녀 “줘마” – 여신 등등으로 자신들이 소망하고 축복하는 것들을 이름으로 사용합니다.

초원에서 사는 보통의 티벳인들의 이름에는 성이 없고 4음절로 이뤄졌습니다. 2음절의 단어를 두개씩 사용하여 이름으로 불립니다. 예를 들어 “런칭줘마”, “차이랑쟈시”으로 부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티벳친구들의 이름은 남자들 같은 경우는 “쟈시”가 많고 여자들은 “줘마”로 많이 불리어 구분이 잘 가지 않지만 4음절로 이뤄진 전체의 이름을 들어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c)2016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젊은 할머니와 젊은 엄마와 어린 아들
c)2016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젊은 할머니와 젊은 엄마와 어린 아들

집안에 아기가 태어나면 일정기간이 지나고 나서 아이에게 축복의 의미가 있는 하얀 두루마기와 선물을 주어 축복을 하고 지역의 사원에서 고승을 초청하여 불교의식을 치른 후 승려가 아이의 이름을 지어줍니다. 아이의 이름에 고승의 이름을 일부 넣어 지어준다고 합니다. 고승을 부르지 못하는 집안에서는 부모가 직접 이름을 짓거나 집안의 어른이 자신의 감정대로 지어준다고 합니다. 이름의 뜻을 해석해 보면 비교적 낭만적으로 들립니다. 예를 들어 “다와” – 달빛, “메두어” – 꽃, “줘무어” – 큰바다, “마칭” – 큰버터덩어리 로 주변의 자연환경들에서 관찰한 것들이나 보고자 한 것들을 이름으로 지어 칭합니다.

티벳의 동쪽 중국과 많은 교류를 가진 지역에서는 한족처럼 성씨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고대에는 한족의 왕에게 성씨를 내려 받아 사용하였으며 부락의 이름을 의역하여 성씨로 삼았으며 한족과 통혼을 통해 성씨를 사용하고 또는 이름의 앞 글자를 성씨로 삼았다고 합니다. 이는 중국에서 이슬람을 믿는 회족의 성씨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회족들의 성씨를 보면 “마”씨가 많은데 이는 이슬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의 “마”를 따와 성씨로 삼았습니다. 馬”말마”자를 사용하여서 유목과 연관이 있을꺼라는 생각에 한국의 방송국에서 취재를 하려 했는데 사실을 알려줘서 다른 지역으로 취재를 갔습니다.

c)2016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티벳어로 축복의 말은 “짜시델레”
c)2016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티벳어로 축복의 말은 “짜시델레”

그렇다면 이들은 왜 성씨가 없을까요? 고대 티벳은 모계중심 사회의 흔적으로 어머니의 이름 일부를 차용하여 자녀의 이름을 짓는 것이 일반적 이였다고 합니다. 이후에 신분이 높고 지역에 영향력이 있는 가문에서는 스스로 성씨를 이름에 붙여 사용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쿤°공지아제부”는 티벳 싸지아 지역의 귀족으로 티벳불교 싸지아파의 창시자입니다. “쿤”이 그의 가문의 성씨입니다. 또 공덕을 세운 신하에게 왕이 토지를 하사하여 그 지역을 관할 하며 장원을 지어 살게 되면 지역의 이름이 성씨가 되어 지역의 명문세가로 전해 내려옵니다.

왕족과 귀족, 지역세도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티벳인들은 성씨가 없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로 태어난 자녀를 보고 그들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되어준 이름은 행복을 뜻하고 지혜를 뜻하고 소망하는 말을 담고 해와 달과 별을 담아 평생을 부릅니다.

주창민 대전 빛그린스튜디오 대표
주창민 대전 빛그린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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