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국 칼럼] 꼴찌 전쟁, 꼴등 국가
[한내국 칼럼] 꼴찌 전쟁, 꼴등 국가
  • 한내국 세종본부 국장
  • 승인 2019.08.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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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민주국가 맞나?” 언론이 눈감고 편들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일본이 이른바 국내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기획전(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을 돌연 중단했다.

역사에 눈감고, 인권 감수성 수준을 드러내는 일본 정부의 비상식을 보여주는 이번 조치로 일본인들마저 일본에서 문화·예술의 독립성이 침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야기된 문제와 갈등을 그것 자체로 풀지 않고 경제·무역으로 확대하고 그것도 모자라 문화 분야로까지 넓히고 있다.

누가 봐도 적절하지 않고 지나치다. 국제사회도 일본의 옹졸과 독단을 비판하고 있다. 법원 판결을 공격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리를 체화한 민주주의 국가답지 않은 행동이다.
오죽했으면 불황늪에 빠진 일본을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당시 사설에서 “몸집이 다자란 대학생에게 여전히 초등학생의 옷을 입혀놓은 것과 같다”고 비판했을까.

일본은 이미 80년대 초중반 한때 일본의 니케이지수 시가총액이 미국 다우지수 시가총액을 앞지른 적도 있을만큼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력 1위에 올라섰던 나라였다.
하지만 자산버블과 함께 장기불황에 들어가는 일본경제의 추락 이면에는 미국의 견제를 받았다.

그 여파로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놓쳤고 한국과 중국이 이를 대체했다. 그랬으니 일본을 움직이는 정권에는 한국과 중국이  몹시도 불편한 나라들일 것이다.
남탓만 할게 아니다. 정작 자신을 망친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었다. 정치계의 능력 부족과 공무원들의 행정지원이 절대 부족한 것이 원인이었다.

세계 최고수준에 오른 경제수준에 반해 일본의 정치계 행정계 이 두 집단은 무사안일,복지부동,관치금융,관료주의를 일삼으며 경제성장의 날개를 꺾었다. 여기에 변신을 두려워하는 일본 기업들이 편승해 장기불황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2000년대 IT 산업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재기한 미국, 최대의 내수시장과 세계1위 외환보유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경제의 새로운 공룡으로 등장한 중국.

이들이 세계 경제의 균형을 새로 재편하는 동안 일본은 오직 기술력만 믿고 마케팅 이라든가 신(新)표준기술 경쟁등에 등한시 했고 급기야 세계시장 부동의 1위였던 TV 생산능력 역시 한국업체 등에게 1위자리를 내주는 등 추락의 역사를 지속해 왔다.

이번 백색전쟁 역시 그러한 불안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꼴찌전쟁을 일본이 벌이는 것이다. 

고단하고 피곤한 일본 정치권은 이런 악재를 교묘하게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포장해 경제전쟁을 시작했다. 이 전쟁에 맹방이라는 미국도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흡사 일본의 틀을 옮겨 온 듯하다. 언론이 편들고 이를 정치권이 인용하면서 끝없는 악재를 양산하는 모습이나 상대 흠을 쥐어짜기 위해 관심도 없는 소재를 개발하는 환경.... 이 모든게 일본과 다르지 않다.

이 시기에 적어도 지금같은 정치권의 낡은 프레임이 있는 한 전쟁 당사국이 된 한국이 일본꼴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국민이 깨어있는 것처럼 우리 지도자들도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처절한 성찰과 각성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지금, 잘못대응하면 우리도 꼴등국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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