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미술관] 세바스찬 데 모라
[에뜨랑제의 SNS미술관] 세바스찬 데 모라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9.08.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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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찬 데 모라- 벨라스케스, 1645년, 프라도미술관

[김기옥 사유담 이사] 벨라스케스의 연작 중에서 무려 9점이나 되는 난쟁이 그림 중 하나이다. 겨우 130여 작품을 남긴 화가의 그림 중 많은 수가 난쟁이 그림이었다.  

왕족들의 장난감이었고 맡은 역할은 광대였다. 선천적 장애는 신의 저주라고 믿었던 유럽에서 장애인들이 살아내기는 혹독했다. 멀쩡한 지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눈에 정확하게 들어나는 왜소증 환자들은 이렇게 살기위해 궁전에 들어왔다. 그들은 살아있는 인형이었고 온갖 재간을 부려야 했다.

하지만 때로는 왕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상담자이자 조언자가 되기도 하였다. 마치 조선의 왕과 내시의 관계처럼 긴밀한 사이였다. 사실 화가의 수준도 광대와 다름없었다. 24살에 궁전에 들어선 벨라스케스는 처음엔 어려서, 나중에는 신분이 미미해서, 그리고 늘 그림쟁이라서 무시당했다.

괄시받는 것에 대해 익숙했던 벨라스케스는 껍질 속의 진정한 자아를 봐달라고 요구했다. 그렇게 또 자신도 상대의 진정한 내면을 찾아내면 특별한 작업에 들어갔다.

광대도 아니고 난쟁이도 아니고 '세바스찬 데모라'(1945)라는 정확한 이름을 제목으로 붙여주었다. 그림 속에 세바스찬의 눈동자는 지성이 넘친다. 자신감 마저 감도는 세바스찬은 친구 벨라스케스를 보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편견없이 봐주는 친구를 둔 세바스찬은 행복했던 모양이다.

벨라스케스는 적어도 앉아 있으면 덜 작인보인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렇게 단점을 커버하고 멋지게 그려주었다. 다른 화가는 개나 말과 함께 그리거나 큰 옷을 입고 큰 칼을 들게 하여 더 작다는 것을 강조했고 그렇게 조롱했다.

나는 예쁜 눈, 선한 눈을 가진 그 그림쟁이를 좋아한다. 나는 그 남자의 따뜻한 시선이 좋다. 이렇게 벨라스케스를 마친다.

 #사유담 #벨라스케스 #눈이따뜻한남자 #왕의친구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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