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미술관] 자화상- 고야
[에뜨랑제의 SNS미술관] 자화상- 고야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9.08.13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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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김기옥 사유담 이사]  3월 30일이 생일인 고야였다.
스페인에서 태어나 그림 꽤나 그린다고 소문은 났지만 궁중화가는 되지못했다. 세 번이나 아카데미에 낙방한 고야는 이탈리아에 넘어간다. 검정색을 유난히 좋아했던 화가는 이탈리아에서 빛을 얻는다. 그렇게 빛을 그림에 넣던 시절이 어쩌면 고야에게 가장 신나는 시절이었다.

입소문 따라 스페인에서도 종종 연락이 왔다. 야심이 많았던 고야였을까? 궁정화가 프란체스코 베이유와 유독 친하게 지내더니 베이유의 여동생과 결혼한다. 왕립미술학회 회원이었던 베이유의 덕택으로로 크고 작은 일을 맡더니만 드디어 궁정화가가되었다.

신나게 빛을 닮은 그림을 그려가던 고야에게 시련이 다가온다. 외부에선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짓밟았고 내부에선 본인 스스로의 악마가 깨어났다. 이성이 잠들면 악마가 깨어난다는 스스로의 말처럼 고야의 작품세계는 심각할만큼 격변을 이룬다. 다중인격이라 부를 만큼 그림의 변화가 심각한 고야의 그림세계는 적어도 심심하지는 않다. 그러나 같이 사는 사람에게 쉬운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

콜레라에 결려 소리를 잃은 고야는 자신을 그렸다. 처음엔 베에토벤인 줄 알았지만 고야였다. 눈이 발달한 화가에게 귀는 없어도 될 줄 알았는데 고야는 절망했다.

말년에 고야는 귀머거리의 집에 칩거했고 온 벽을 검게 칠하고 미친 사람처럼 그림을 그렸다. 그 사람보다 더 미친 것 같은 프라도는 그 벽을 떼어서 캔버스에 옮기는 신박한 짓을 한다. 그렇게 귀신같은 그림도 프라도에 남아있다. 사람을 알아가면 그사람의 인생이 몸 속으로 들어온다. 나에게 고야가 와서 그랬을까? 종일 피곤이 풀리지 않았다.

고야는 열심히 써서 일찍 마쳐야겠다. 벨라스케스와 렘브란트를 아비로 모시고 마네, 들라크루아, 루느아르 등등의 아들을 낳았던 고전을 살아내고 자신을 녹여 낭만을 열어낸 아방가르드 끝판왕! 피곤한 남자 고야로 들어선다. 어제는 그림 한 점을 들고 날밤을 샜다. 우리에게 그림은 참 멀리 있다.

#사유담 #자화상 #알바공작부인소장 #베에토벤인줄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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