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라브랑사원
[주창민의 티벳 톺아보기] 라브랑사원
  • 주창민 대전 빛그린스튜디오 대표
  • 승인 2019.09.0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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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017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라브랑사원

이곳 티벳인들의 아침은 집마당이나 2층으로 연결된 대문 위에 있는 하얀색 아궁이에 곡식가루와 솔가지를 태워 연기를 내며 하늘로 자신의 기도를 날려보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걸 웨이쌍으라고 부릅니다. 한집 두집 기도를 올리는 연기를 피우고 사원으로 향합니다. 사원의 둘레에 있는 마니통을 돌리며 몇바퀴를 돌거나 하루종일 돌면서 기도를 합니다. 마니통은 불경을 담은 통으로 팔각의 면으로 이뤄졌고 팔복을 상징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인도의 전통종교의 상징물로 쓰인 우산, 물고기, 보배로운 병, 연꽃, 하얀 소라. 행운의 매듭, 승리의 막, 황금바퀴의 문양입니다.

(c)2017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산 위에 있는 옛건물터

사람들이 사원을 도는 방향은 불경이 오른쪽 방향으로 말아져서 담겨 있기에 마니통을 오른쪽으로 돌리기에 사원을 시계바늘방향으로 사람들이 돌면서 기도를 합니다. 관광객들이 티벳불교 사원에서 사람들과 다르게 역방향으로 둘레를 돈다면 자신들을 무시한다고 여겨 마찰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티벳지역에서 불교와 다르게 역으로 도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이 있습니다. 이들은 불교이전 뵌이라는 토착신앙을 믿는 티벳인들입니다 이들은 해, 달, 별, 호수, 설산, 나무 등의 정령을 숭배하고 그것들과 교감하여 영적 에너지를 끌어내 복을 받는 신앙입니다.

(c)2011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라브랑사원을 향해 기도를 하는 티벳노인들

이들은 티벳으로 불교가 유입된 이후 치열한 기득권 싸움에서 밀려나 티벳의 주변부로 밀려 불교의 형식을 차용하여 그들의 신앙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겉으로 봐서는 분간이 안될 정도로 승려들의 의복이나 사원의 건축양식과 종교의식이 비슷하지만 뵌교의 상징들을 담고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분이 됩니다. 백탑의 윗부분의 모양이 다르며 만卍자의 방향이 다르고 경전을 왼쪽방향으로 통에 말아 넣었기에 사원을 도는 방향이 시계바늘 반대방향입니다. 라브랑사원이 있는 지역의 근처의 산골짜기나 쓰촨성 구채구나 황룡에 가면 거기에 사는 티벳인들이 뵌교를 믿는 사람들이라 이런 모습들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c)2011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라브랑사원 둘레길을 도는 티벳인들

티벳불교의 6대 사원중의 하나인 라브랑사원은 티벳어로 “라짱”을 음역한 것으로 “부처의 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원의 이름만큼 명성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기도와 수양을 하기 위해 모입니다. 라브랑사원으로 들어오는 길가에는 오채투지를 하면서 사원으로 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으며 백탑과 사원의 둘레길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북적거립니다. 이들을 따라 다니다 보면 한 손에 염주를 돌리며 다른 한 손에는 경전이 들어있는 작은 마니차를 돌리면서 다닙니다. 노인들은 어린 손자 손녀를 데리고 다니며 불교의 신앙을 일상의 습관으로 만들어줍니다. 또 어떤 이들은 불탑이나 불상모양을 찍어 낼 수 있는 작은 틀을 가지고 다니면서 마니통이 늘여져 있는 회랑의 구석에 진흙으로 찍어낸 불탑을 놓아 평안과 복을 빕니다. 전북 익산미륵사지 박물관에 가 보면 이와 유사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천년 전의 유물이 된 문화가 현재 티벳의 각지에서 만날 수 있는 일상임에 오래된 미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c)2011 주창민 All rights reserved 라브랑사원 백탑을 도는 티벳인들
주창민 대전 빛그린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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