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은 일하는 국회를 보고 싶어 한다
[사설] 국민은 일하는 국회를 보고 싶어 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9.09.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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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가 오늘 부터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막이 오른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회이므로 의미가 크다. 이번 정기 국회는 야당의 무대라고 하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고, 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가 제출한 513조 원 대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처리해야 한다.

정기 국회에서 생산적 정치를 기대해 보려 했지만 이른바 ‘조국 정국’의 휘발성이 여전한 만큼 쉽사리 그칠 가능성은 작지 않은 것 같다. 많은 국민들은 민생 개선을 위해서라도 힘을 모아 성과를 냈으면 하는 기대를 건다.

내년 4월 총선이면 임무를 마치는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 비율은 27.9%에 불과하다. 여·야 할것 없이 모두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 최근에는 조 국 법무부장관의 임명에 대한 후폭풍이 정기국회를 지배해 전체 진로를 좌우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증폭시키고 있어 주목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결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여·야의 강한 마찰음으로 정기국회 성취 목표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내 삶이 나아지는 데 필요한 입법과 정책의 경쟁’을 하라는 것이 여러 민의의 최소 ‘교집합’임을 헤아려 각 정당은 이에 부합하는 정기국회 전략으로 대결하는 슬기로움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이처럼 각가지 사정이 겹쳐 국회는 문을 여는 날 보다 닫는 날이 많았다. 최근에는 ‘일하는 국회법’까지 만들어 시행에 들어 갔으나 국회의 모습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일하는 국회법은 각 상임위원회에서 법안심사소위를 매달 2번 이상 개최한다는 게 주요 내용으로 지난 7월 17일 본격 도입됐다.

무위도식하는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자는 것이 취지였다. 하지만 걸핏하면 파행을 일삼고도 세비는 꼬박꼬박 챙기는 국회의 몰염치는 여전하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17개 상임위 가운데 8월 한 달간 법안소위를 2회 연 곳은 정무위 등 4곳에 불과했다. 한 번도 열지 않은 상임위도 10곳에 달했다.

국회가 일하겠다고 법을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이러니 법안 처리가 제대로 되겠는가? 20대 국회 법안 통과율은 역대 최저다. 계류 법안만도 1만 5000여 건에 이른다. 무엇보다 유턴기업 지원법과 신산업·신기술 지원을 위한 빅데이터3법,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민생·경제활력법이 방치돼 있어 문제다.

물론 국회 파행을 국회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야당에 진심으로 대하겠다’는 초심은 온데간데없고 조 국 법무부장관 임명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오기와 독선만 가득하기에 이제라도 국회와의 소통과 설득에 최선을 다했는지 되돌아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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