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길거리 정치 언제까지 봐야 하나
[사설] 길거리 정치 언제까지 봐야 하나
  • 충남일보
  • 승인 2019.10.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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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과 ‘광화문’이 쪼개진 민심을 대변하는 참담한 장소가 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 촛불집회와 광화문 태극기 집회가 거의 주말이되면 일대 차도가 폐쇄되면서 수 많은 인파로 가득 메워지곤 한다.

검찰개혁을 외치며 ‘조국 수호’ 피켓을 든 집회와 ‘조국 퇴진’을 부르짖는 맞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한 사람의 거취를 놓고 대한민국이 두 쪽으로 갈라져 끝장대결을 하려는 기세같다.

청와대 앞에서는 아스팔트를 방바닥 삼아 밤샘 기도 집회까지 열리고 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통탄스러울 뿐이다. 집회 참석자 숫자도 양쪽 모두 전보다 훨씬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집회자들은 ‘아스팔트 시위’를 통해 정치적 목적을 관철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맞불 집회는 양측 간에 심각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지 않은 게 그래도 천만다행이다. 이것으로 상황이 끝난 게 아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일 것이다.

후속 집회가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세 싸움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뜻이다. 결국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양측 단체들의 대규모 가두집회가 경쟁적으로 열리고 있다.
두 곳에서는 정책의 찬반을 두고 민심이 두 쪽으로 갈라진 참담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진보나 보수에 관계없이 여야 간에 소통이 단절된 채 각각 일방통행식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빚어진 결과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지금은 대화의 통로가 막혀 버린 것 같다. 문제를 풀어야 하는 책임이 여권과 정부에 있으나 손을 제대로 쓰지 않고 있는 듯하다. 정치를 정상화시켜야 히는 것이 급선무이다.

국민들이 길거리에 나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천부적 권리에 속할 것이다. 광화문과 서초동의 어긋나기식 집회로 국정은 갈피를 잃어가고 있다.
정기국회는 조국 관련 사안이 아니면 주목을 받지 못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길 거리 정치의 분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조짐이다.

게다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의식한 정치인들의 광장 정치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조국 반대와 지지자간 충돌이 심각한데도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두 달만에 이 사태를 보고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십 만의 국민이 주말과 휴일마다 내전 상황을 방불케 하는데도 국론 분열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인가. ‘국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대의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행위로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사실상 국회와 야당 책임으로 돌렸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해 국민을 어리둥절하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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