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왜 무엇인가를 믿어야 할까?
[양형주 칼럼] 왜 무엇인가를 믿어야 할까?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9.10.13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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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 대해 ‘이런 과학과 이성의 시대에 무슨 믿음이야?’라고 하며 거부하는 분들이 있다.

믿음은 나약한 사람들이나 갖는 것이고, 자신에게 보이지도 않는 신을 믿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사람이 믿음 없이 살 수 있을까?
믿음이란 눈에 보이지 않아도 마치 있는 것처럼 확신하는 행위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든 살면서 이런저런 모양의 믿음을 갖고 살도록 창조된 존재이고, 어느 경우에라도 이런저런 종류의 믿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믿음 없이는 사람은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다.
생각해 보라. 우리가 카페에서 편안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는 것은 일종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무슨 믿음인가? 이 건물이 무너지지 않고 견고하게 서 있으리라는 믿음,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따금 큰 지진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지진 후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잠을 자지 못하고 깜짝깜짝 놀라 깬다고 한다.
왜 그럴까? 자신이 갖고 있던 믿음이 근원부터 흔들렸기 때문이다.
땅이 뒤흔들리는 것이 마치 자기의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 같은 공포를 경험한 것이다.

내가 밤에 집에서 가족과 같이 자는 것은 가족이 나를 죽이지 않고 평안히 잘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또 밤에 잠을 청하는 것은 다음 날에 해가 뜨고 새날이 올 것을 믿기 때문에 잠을 청한다.
만약 해가 뜰지 안 뜰지 모른다면 우리는 다 집에 비상전력과 플래시를 두고 자야 할 것이다.

어떤 철학자는 평생 염세주의자로 살며 태양이 뜨지 않을까봐 등불을 들고 다녔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나라는 서로에 대한 신뢰, 믿음이 상당히 약한 저신뢰 사회다.

믿으면 바보다.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쏟아지는 각종 의혹들, 비리들에 대한 보도는 우리로 믿음으로 사는 삶에 그다지 가치를 두지 않게 만든다.
그러나 믿음은 소중한 것이다. 서로를 믿어주고, 또 믿어주는 대로 살아가고,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함께 소망을 품을 때 우리가 사는 사회는 더욱 온기와 생기가 넘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믿음 연습이 필요하다. 이 가을 우리 주변에 바른 믿음을 고민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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