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북지역에서 생활을 할 때 멀게만 느끼고 있던 티벳을 의료봉사팀과 함께 방문하여 촬영하였는데 티벳지역을 좀더 알기 위해 감숙성 지역으로 이주하여 자주 왕래를 하면서 그들을 기록하였습니다.
흙먼지가 날리던 길이 아스팔트로 변하고 말을 타며 초원을 달리던 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SUV차를 타며 많은 것들이 변하였지만 변하지 않는 모습은 가족들과 티벳불교사원에 와서 자신들의 평안과 건강의 안녕을 기도합니다. 이들은 승려들에게 시주를 하며 자신들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 던져줍니다. 자신들을 위해 기도를 해 달라는 거죠. 승려들에 대한 대단한 존경심이 우러나옵니다.
불법이 높을 법한 고승이 우연히 자신의 곁을 지난다면 그의 옷자락이라도 스쳐 이마에 대고 기도를 합니다. 고승이 지나간 자리의 바닥에서 고승이 흘리고 간 쌀알 같은 것도 찾아 천주교의 세례식에서 먹는 빵처럼 성스럽게 먹습니다. 또 기도를 하며 사원을 돌다가 백탑이나 활불이 거처하는 곳의 벽이나 담에 머리를 대어 고통(번뇌)을 씻는 행위를 합니다.
생각하는 “병”이란 것은 외부에서 몸 속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것이라 여깁니다. 예를 들어 감기, 전염병 같은 것을 말합니다. 이는 몸 속에서 열이 내기에 치료를 한다 라고 합니다. 거기에는 종교적으로 귀신들림이 있고 전생의 원한이나 업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티벳인들은 전통적인 방법을 빌어 치료를 하고자 합니다. 먼저는 지역에서 성스러운 샘물이나 동굴에 가서 아픈 곳을 물로 씻거나 몸을 대고 기도를 하는 방법들을 취하다가 지역의 불교사원안에 티벳 의학사원에 가서 진찰을 받습니다.
먼저는 환자를 관찰하여 병이 낫기에 도움이 되는 행동지침을 주고 그래도 낫지 않는다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운동을 하게 한다든지 휴식을 취하게 한다든지 해서 경과를 지켜본 다음에 경과가 없으면 약을 지어줍니다. 이곳 약의 특징중의 하나는 광석가루를 사용을 합니다. 그리고 여러 약초들을 조합하여 약을 지어줍니다. 그래도 낫지 않는다면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합니다.
티벳의학은 불교적인 요소들도 많이 있어서 인도와 중국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기원전4세기 고대티벳에서 토착신앙 “뵌”을 창시한 “shenrab miwo션랍미오” 가 티벳의술을 정리한 책이 남아 있습니다. 거기에는 이미 외과 수술방법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지금은 지역의 도시에 서양의학병원이 들어서 있지만 도시에 와야만 갈 수 있으니 넓은 초원에서는 아직도 전통적인 방법을 찾아 해결하려고 합니다. 저의 경험으로는 티벳친구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도시에서 작은 봉고차를 타고 고개를 넘는데 갑자기 큰눈이 내려 차가 고개길 위에 고립이 되었습니다. 친구의 집이 고개아래 첫번째 마을이여 눈밭을 걸어 내려가자고 하여 4시간을 걸어 친구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날 감기몸살이 크게 걸려 열이 나고 몸을 가누지 못하니 친구의 아버지가 서랍장 깊숙한 곳에서 단지를 꺼내 약술 한컵을 담아 주어 마시고 다음날 깨어보니 몸이 회복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오랜 전통과 경험이 축적되어 지구의 지붕인 티벳초원에서 생존하였던 지혜들이 티벳인의 집에 하나씩은 있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