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품 포장은 침묵의 판매원과 같다
[사설] 상품 포장은 침묵의 판매원과 같다
  • 충남일보
  • 승인 2019.11.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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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술병에 여성 연예인 사진을 붙여 음주 미화 논란을 유발했던 주류 광고가 앞으로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음주가 미화되지 않도록 술병 등 주류용기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을 개선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음주 폐해가 심각한 금연정책과는 다르게 금주 절책에는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자주 받아 왔다. 담배와 술은 모두 1급 발암물질임에도 술과 담배를 대하는 정책에는 차이가 유별 났다.
담뱃갑에는 흡연 경고 그림으로 암 사진 등을 올리는 등 금연정책은 갈수록 강화하면서 소주병 등에는 여전히 여성 연예인 등 유명인의 사진이 붙어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는 그동안 음주 문화에는 관대했던 게 사실이다. 어려운 시기를 억척스럽게 이겨내는 과정에서 ‘귀갓길 한잔 술’은 생활의 활력소가 됐다. 더욱이 ‘국민의 술’ 소주는 마치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낸 막역한 친구 같은 존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술병에 연예인 여자 사진을 붙여 판매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술과 담배가 모두 국민건강에 해롭기는 마찬가지인데 국가가 금연사업에는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고 있지만, 음주 폐해 예방관리 사업 예산은 쥐꼬리만해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금연사업은 전담 부서까지 있지만, 음주 폐해 예방에 대한 전담부서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술병에 인기 연예인 여성 사진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사진 광고가 정말 사라질까? 물론 술병에서 연예인 여자 사진 광고를 뺀다고 절주 정책의 효과를 얼마나 얻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각에서 연예인 여자 사진을 보고 술 마시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오히려 지나친 규제라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인기 연예인 같은 유명인들의 사진을 쓰는 홍보를 지나치다는 말을 새겨들을 필요는 있다.

당국은 차제에 관대한 음주문화를 개선해 실질적인 절주 효과를 나타날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 개발에 힘쓰길 바란다. 소비재를 제조·판매하는 기업들은 포장을 중시한다. ‘포장은 침묵의 판매원이나 다름없다’는 표현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포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변한다.

상품의 포장은 판촉 마케팅의 핵심 요인으로도 자리잡았다. 하지만 포장이 지나치면 소비자 불만을 낳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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