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슈퍼 히어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구력이다
[양형주 칼럼] 슈퍼 히어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구력이다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9.11.17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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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사의 슈퍼히어로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은 최장수 슈퍼히어로 중 하나다.

스파이더맨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이 1962년 8월 마블 코믹스의 만화 잡지인 ‘어메이징 판타지 15호’였다.
만화가 큰 인기를 끌자 1977년에는 TV시리즈로 제작됐고, 2002년에는 토비 맥과이어가 주연하여 실사영화로 나온 이후, 올해 나온 ‘스파이더맨 파 프롬 폼’까지 모두 10편이 나왔다.

스파이더맨이 1962년 16세의 고등학생으로 등장한 이래 지금까지 57년이 지났으니, 스파이더맨의 나이는 올해 73세나 되는 셈이다.
스파이더맨이 이렇게 오랫동안 전 세계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거미줄을 치고 벽을 기어오르는 능력 때문일까?
많은 어린이들은 스파이더맨이 도시의 건물들 사이를 거미줄을 쏘며 날아다니며 악당들을 물리치는 멋진 모습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의 매력은 이런 초자연적 능력 때문이 아니다. 스파이더맨에게 우리가 공감하는 이유는 스파이더맨이 처한 피곤한 현실 때문이다.
평소에는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다가, 위기가 닥치면 갑자기 현실에서 하던 일을 다 팽개치고 변장하고 나가서 싸워야 한다.
밤에는 경찰 무전기에 주파수를 맞추어 놓고 범죄 신고가 나오면 가서 악당들을 물리치고 잡는다.

그러니 밤에는 잠도 제대로 못자고, 낮에는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데 피곤해서 지장을 준다. 공부도 점점 따라가지 못하고, 여자친구와의 사이도 소원해진다. 스파이더맨은 이 두 가지 현실을 모두 지탱하기에 버거워한다.
그래서 고민한다. 차라리 스파이더맨을 때려치우고 평범하게 살까?

그러나 자기 안에 있는 스파이더맨의 능력과 잠재된 본능이 자꾸 자기를 일깨운다.
또 다른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해보았을 것이다. 아예 학교 공부를 때려치우고 전업스파이더맨을 해 볼까?
그러나 이것도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착한일만 한다고 해서 생활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파이더맨이라 하더라도 열심히 알바로 피자배달해야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 일상생활과 스파이더맨의 두 생활을 다 감당해야 하는 것, 이것이 스파이더맨이 피곤한 이유다.
놀라운 것은 이 힘들고 고단한 현실 속에 스파이더맨은 참 잘도 버틴다는 것이다.

친구들에게 오해받고 여자친구와 헤어질 뻔한 숱한 위기 가운데서도 스파이더맨은 좌충우돌 하면서도 끝까지 버틴다. 뿐만 아니다.
악당들과 싸울 때도 스파이더맨은 가장 많이 버티는 캐릭터 중 하나다.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가장 많이 얻어맞고 가장 드라마틱하게 내동댕이 쳐지는 캐릭터다.

그런데 그런 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죽기 살기로 이를 악물고 정의의 편에 서서 악당을 물리친다. 그래서 스파이더맨의 가장 큰 특기는 뛰어난 지구력이다.
사실 이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힘이기도 하다. 지금 있는 곳에서 끝까지 버티라. 그런 당신이 바로 슈퍼히어로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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