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칼럼] 정치인에게 드리는 고언(苦言)
[김성윤 칼럼] 정치인에게 드리는 고언(苦言)
  • 김성윤 前 단국대학교 법장대학장/現 단국대학교 명예 교수
  • 승인 2019.11.1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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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정기편에 귀로 남의 잘못을 듣지 말고(耳不聞人之非:이불문인지비) 눈으로 남의 단점을 보지 말고 (目不視人之短:목불시인지단), 입으로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만(口不言人之過:구불언인지과)군자라 할 수 있다(庶幾君子:서기군자)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 문장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음미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인의 뜻을 살펴보아야 한다. 여기서 쓰고 있는 사람은 그냥 사람이 아니라 나 아닌 타인 즉 남이란 뜻이다.
위 문장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세 글자 非(비)와 短(단)과 過(과)의 의미를 살펴보면 모두 비슷한 뜻으로 쓰여 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세 글자가 의미하는 내용이 서로 같기 때문이다. 우선  非(비)자가 의미하는 내용부터 살펴보면, 그릇됨이며 허물이다. 나쁜 것이요, 옳지 않은 것이며 과오다.
그렇다면 短(단)은 또 무슨 내용을 함축하고 있으며 무엇을 의미 한 것인가? 短(단)도 단점이요, 그릇됨이며 허물이다. 나쁜 것이며, 옳지 않은 것이고 과오다.

過(과)자 역시 허물이요, 그릇 됨이며 나쁜 것이다. 옳지 않은 것이요, 과오다. 이세 글자를 종합하여 보면 귀로 많은 것을 신속하게 듣기는 듣되 남의 그릇됨을 듣지 말아야한다.

눈으로는 많은 것은 보고 음미하되 남의 단점을 보지 않아야 한다. 입으로 말을 하되 옳은 말을 더디게 하여야 한다. 특히 남의 허물을 들추거나 말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단점이 있기 마련이요, 모자라고 부족한 점이 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단점을 감싸줄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더 큰 허물이 있는데도 남의 조그만 허물을 비난만 해서는 세상이 어지럽고 시끄러워진다. 성경에도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는 남의 허물과 잘못을 들추어내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성찰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성찰 한다면 자기 속에 남보다 더 큰 허물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를 간과한 사람들은 때때로 남의 결점을 파헤침으로써 자신의 존재가 돋보인다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런 행위는 오히려 자신의 결점을 돋보이게 할뿐이다.
우리 정치권도 상대 당의 잘못만보고 밤낮 손가락질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당의 합리적인 것을 볼 수 있는 깨어있는 눈, 상대 당의 바른 말을 들을 수 있는 귀, 상대 당에게 비난보다  옳은 말을 하는 입을 가진 사람으로 물갈이가 필요하다.

그것이 인적 쇄신이 아니겠는가? 나아가 보는 눈을 경계하여 상대당의 그릇됨을 보고 자기당의 그릇됨을 고치는 정치인, 상대당의 정책적 오류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당의 정책적 오류의 반복을 막는데 앞장서는 정치인이 나와야 지금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제대로 된 물갈이가 이루어 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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