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약속 지키지 않으면 불씨, 살아날 수 있다
[사설] 약속 지키지 않으면 불씨, 살아날 수 있다
  • 충남일보
  • 승인 2019.11.2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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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와 한국철도(코레일)가 본교섭을 재개해 마라톤 회의 끝에 협상이 타결됐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의 파업은 철회되고 지난 25일부터 KTX 등 열차 운행이 정상화됐다. 철도 노사는 임금 1.8% 인상, 인력 충원은 노사정 협의체 구성해 지속 협의하기로 했고,  KTX-SRT 통합은 노사가 정부에 공동 건의하기로 합의했다.

협의 과정에서 임금과 관련해 연차이월을 하지 않고 정률수당은 내년부터 적용하며, 정률수당 정액화로 남은 금액은 기본급 중심 재원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코레일네트웍스 등 자회사 직원 처우를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위한 인력 4000명 충원 등 4가지 요구 조건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을 한바 있다. 철도파업으로 인해 KTX와 광역전철,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30~70% 감축 운행되면서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혼잡과 수출입업체 물류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대입 수시 논술과 면접고사 등을 앞둔 수험생, 특히 철도를 이용해 상경하려는 지방 수험생들의 불편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국철도·SR 통합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용역 재개를 위한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기 종료의 실마리가 풀린 것으로 보인다.

철도 노조의 파업은 3년 주기로 반복됐다. 6년전인 2013년 22일간의 파업이 있었고 3년전인 2016년에도 무려 74일간의 장기간 파업이 진행된바 있다. 코레일은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만년적자기업이다.

적자 공기업으로서 허리띠를 졸라매도 모자를 판이다. 경영 환경과 여건을 보면 파업을 하는 건 누가 봐도 무리다. 파업은 일단 위기를 면했으나 아직 파업이 완전히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 큰 고비만 넘겼을 뿐이다. 노조와 코레일 측의 이견이 가장 큰 인력충원 문제는 국토부와 추가 협의키로 했다. 노사는 내년에 시행되는 4조2교대를 놓고 인력충원에 대한 이견도 큰 상황이여 개운치는 않다.

때문에 파열음이 예고돼 있다. 하지만 파업이 최선책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들의 이동수단을 볼모잡아 강경대응 하지 말고 한발씩 양보하며 대화를 통해 푸는 게 순리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하지만 노조는 “공사와 정부가 철도 안전과 공공성 강화, 노동조건 개선 등을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공사 경영진과 정부에서 노조를 무시한 처사의 서운했던 과정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철도의 안전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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