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
[양형주 칼럼]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9.12.01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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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과 2003년 전 세계에 있는 수학자들은 경악과 의심의 눈초리에 휩싸여 있었다. 

그것은 바로 수학계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앵카레 가설을 증명하는 논문이 한 무명의 러시아 수학자의 홈페이지에 게재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수학 하면 답이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것이 학창시절에 풀었던 수학문제 뒤에는 항상 해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학 분야에는 아직 풀지 못한 문제들이 많이 있다.


특히 7대 난제와 같은 문제들은 100년이 넘도록 전 세계의 수학천재들이 평생을 매달렸어도 아무도 풀지 못했던 문제들이다. 
클레이 연구소는 이 문제를 푸는 사람에게는 한 문제당 백만 달러, 우리 돈으로 12억에 해당하는 상금을 주겠다고 내걸었다. 

그래서 2000년 가을 우리나라 서울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를 내건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러시아에 있는 페렐만이라는 무명의 학자가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앵카레 가설 문제를 푸는 논문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이다. 전 세계에 있는 수학자들은 경악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이 사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클레이수학 연구소는 이것이 사실인지를 가리기 위해 쟁쟁한 수학자 6명을 구성해 2년 동안 검증절차를 거쳤다. 그리고 마침내 타당한 해결방법임이 증명되었다. 이 문제의 해법이 맞는지를 이해하는 데만도 2년이 걸릴 정도면,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대략 짐작이 갈 것이다. 

중요한 것은 푸앵카레 증명을 이해하려면, 파렐만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운 독특한 그만의 수학언어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수학공식과 언어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새로운 수학공식과 새로운 해결방법을 받아들이고 이것으로 푸앵카레 증명을 이해하는데 2년이 걸린 것을 보면, 새로운 관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기존의 방식으로 한계에 부딪친 문제들을 새롭게 돌파하려면 새로운 언어,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는 익숙하지 않은 자신만의 방식을 얼마나 과감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12월이 다가오면서 여기 저기 라디오 방송에서 성탄절 캐럴이 들리기 시작한다. 

아기 예수께서 이 땅에 성육하여 오신 것은 신으로서는 파격적인 언어의 선택이다. 

죄로 인해 스스로 벗어날 수 없는 인간들을 향한 신의 새로운 해석, 새로운 접근이 바로 성육신인 것이다.

요즈음 나의 삶에는 어떤 언어가 필요한가? 익숙한 방식을 내려놓고 새로운 언어를 익히기 위한 수고를 나는 기꺼이 감당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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