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르무즈독자파병 최상의 결정이길 바란다
[사설] 호르무즈독자파병 최상의 결정이길 바란다
  • 충남일보
  • 승인 2020.01.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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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긴장고조로 파병요청을 받은 한국이 마침내 인근에서 작전중인 청해진호의 영역을 넓혀 사실상 독자 파병의 성격으로 개입하게 됐다.

그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왔던 정부는 미국측이 요청한 직접파병의 형태를 자국에 유리한 최상의 선택으로 결정하면서 이 모든 것이 국익을 위한 고민이었으며 현재 미국과 협의중인 방위비 문제 등과는 전혀 상관이 없음을 거듭 밝혔다.

이로써 청해부대는 호르무즈해협을 중심으로 우리 선박의 안전을 보호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사실상 작전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우리 군은 한해 900여차례나 지나면서 원유의 70%를 사용하는 한국선박의 보호에 나서게 된다.

우리 정부는 이번 결정과 관련 “미국의 ‘안정 기여’ 요청 부응하면서도 이란을 의식해 미국 주도 IMSC에는 불참한 결정이며 방위비협상·미국과 대북공조에 긍정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임무를 수행하게 될 청해부대 31진 왕건함(4400t급)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작전구역을 넓혀 임무를 수행하며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명이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우리 정부의 결정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의 사실상 ‘독자 파병’ 카드로 미국은 물론 이란과 관계까지 고려한 절충안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모든 국가가 호르무즈 해협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이란을 의식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를 위해 주도하고 있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활동하겠다는 의미로 청해부대가 호르무즈로 향하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다.

또 사태악화로 만약 중동에 있는 우리 국민을 신속하게 대피시켜야 할 상황이 벌어진다면 청해부대가 수송선 역할까지 맡을 수도 있다.

미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IMSC 파병을 요청했고, 정부도 한때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이 이달 초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졌다.

미국 주도의 IMSC에 참여했다가는 한국도 ‘적’으로 인식될 수 있고 이럴 경우 수십년간 쌓아온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한 이란과 관계가 무너질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칫 중동에 거주하는 교민 안전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자 결국 미국과 이란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독자 파병’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한국이 독자 파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이 국제분쟁 속에서 최상의 선택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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