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대조사회’로의 부르심
[양형주 칼럼] ‘대조사회’로의 부르심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20.02.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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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중국 발 ‘우한 폐렴’으로 전 세계에 공포와 두려움이 가득하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주후 260년 로마 제국에도 흑사병이 로마 전역에 돌아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초기교회 교회사가인 <유세비우스의 교회사>에 보면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제국의 모든 사람들은 서로 살기 위해 병들어 앓기 시작한 사람들을 쫓아냈고, 배척했다. 

숨이 끊어지지 않은 사람들을 길에다 내다 버렸고, 죽은 자들을 매장해 주지도 않았다. 어떻게든 죽음을 피해가려고만 했다.’ 지금 상황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당시 초대 교회의 반응은 이와 달랐다. 그런 상황을 대하는 교회 성도들의 반응은 당시의 제국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교회는 이런 혼란 중에 서로를 격려하며 넘치는 사랑으로 끊임없이 병자들을 돌아보았다. 질병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리어 서로의 필요를 공급하였다. 그런 가운데 치료가 되기도 하고 또 서로의 품에 안기어 먼저 하나님 나라로 가기도 했다. 

이런 교회의 모습은 당시 두려움에 질려 있던 로마 제국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한 세대가 지나지 않아 로마는 기독교를 공인하고 복음으로 하나되는 역사가 일어났다. 

이처럼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발한 교회의 모습을 독일의 신학자 게르하르트 로핑크는 대조사회(對照社會, Contrastegesellschaft)라고 명명했다. 요즈음, 불안하다, 두렵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 우리는 더 두려워하는 이들을 품고, 이들을 사랑으로 감싸며 위로해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밀어내고 배척하는 이기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서로의 안부와 안전을 묻고, 축복하고, 온기와 희망을 불어넣어 주도록 함께 나서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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