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당간 통합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사설] 정당간 통합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 충남일보
  • 승인 2020.02.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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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신은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변한 게 없지만”이라면서도 합당을 선택했다.

유 의원은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면서 “보수는 뿌리부터 재건돼야 한다”며 자신이 지난해 10월 제시했던 ‘보수 재건 3원칙’을 거듭 언급했다.

“진정한 보수는 원칙을 지키되 끊임없이 개혁해야 한다”면서 “합당 과정에서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보수 통합이 몸집을 불리기 위한 세 결집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뤄진 어설픈 통합과 연대는 성공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현 정권을 견제하려면 보수 통합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는 없다.

근본적으로 바꿔져야 한다. 그런 혁신을 위해 나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주장이다. 유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선거를 앞둔 현실과 보수 정당을 뿌리부터 재건해야 한다는 원칙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튀어 나왔다.

지금의 보수 정치권은 1+1을 더해도 2가 되지 못할 만큼 과거의 굴레에 갇혀 있다. 지금처럼 반(反)문재인 연대만을 주장해서는 통합해도 4월 21대 총선에서 승리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총선용 연대만으로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통합 과정에서 대폭적인 물갈이와 혁신이 없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점을 직시하고, 유 의원이 제안한 ‘보수 재건 3대 원칙’을 명료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다.

국민 눈에는 정당 간 손잡기나 신당 창당이 선거를 앞둔 급조된 행보라는 점에서 또 한 번의 이합집산으로 비칠 수 있다. 보수든 진보든 중도든 정치세력은 정책과 노선으로 국민의 생활을 바꾸는 데 기여하고 자유나 정의 같은 헌법 가치를 지키는 일관된 행보로 유권자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정치권 인물들의 헤쳐모여가 아니라 가치 중심의 정당이어야 지속가능할 것이다. 통합은 끝이 아닌 시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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