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양형주 칼럼]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20.02.16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픈 오디오’라는 말을 아는가? 미국의 10대들 사이에서 최근 유행하는 용어이다. 친구들 몇 명이 단체로 화상통화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통화와는 좀 다르다. 

무슨 용건이 있어서 전화를 거는 게 아니고, 영상통화로 전화만 연결 해놓고 전화기는 책상 위에 그냥 둔다. 카메라는 천장을 향해 있고, 귀에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꼽고 그냥 각자 할 일을 한다. 

그러다가 생각나는 말이나 궁금한 게 있으면 드문드문 대화를 하고 또 다시 각자 할 일을 한다. 이렇게 그냥 각자 자기 할 일을 하면서 마치 채팅하듯 드문드문 대화하고 그때그때 자기의 느낌을 공유한다. 이를 ‘오픈 오디오’ 혹은 ‘오디오 스페이스’라고 부른다.

이런 형태의 통화(혹은 대화)는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새롭게 나타난 양상이다. 스마트폰으로 여러 사람간의 영상통화가 가능해지고,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게 되고, 블루투스 이어폰이 보편화되면서 두 손으로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귀로는 계속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그 시대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으로 서로 연결되기 위해 애썼다. 편지로, 전보로, 전화로, 문자메시지로, 영상통화로 그리고 이런 오픈 오디오 같은 형태로 말이다. 

이렇게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잠깐은 혼자인 게 편할 수 있지만 계속 혼자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 보다 누군가와 실제적으로 혹은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안정감을 느낀다. 

성경 창세기 2장 18절은 이렇게 기록한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사람은 원래부터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로 지어졌다.
요즘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누군가를 만나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에 가는 것이 매우 꺼려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도 없이 혼자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주변 사람들 더 챙기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해야 한다. 어려울 때 내가 누군가의 도움이 되면 그도 내가 힘들 때 도움이 된다. 오늘 나와 실제적으로,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그 사람을 한 번 더 챙겨보면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