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때도 없이 부글부글 끓는 속, 과민성 대장증후군
시도때도 없이 부글부글 끓는 속, 과민성 대장증후군
  • 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정성희 교수
  • 승인 2020.02.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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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정 모씨(35세, 남)는 최근 직장에서 신경 쓸 일들이 많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매일 야근을 해 잠도 재대로 자지 못하고, 어쩌다 쉬는 날이면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술을 많이 마시게 됐다. 그래서인지 시도 때도 없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해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됐으며 증상이 갑자기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아무런 이상은 없었지만, 대신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정성희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근은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여러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대장질환이다”며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당사자는 무척 고통스럽고, 일상생활과 사회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잊을 만 하면 나타나는 장 트러블, 과민성대장증후군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대장내시경이나 X-ray 등으로 특별히 확인되는 질환은 없지만 복통, 복부팽만감과 같은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장애와 소화불량, 구토, 오심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을 말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45~60세 성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어린이나 청소년은 물론 전 연령대에 걸쳐 확산되는 추세여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직까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장의 운동이상, 스트레스, 기름진 음식, 술, 카페인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마다 과민한 반응을 일으키는 음식들이 다르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서 증세를 악화시키는 음식을 찾아내어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서구화된 음식물이나 누적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다고 해서 누구나 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으로 조그마한 자극에도 과도하게 반응을 하는 사람이나 성격이 내성적이며 꼼꼼하고 빈틈이 없는 사람일수록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다른 심각한 질환 아닌지 검사는 필수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분명 증세가 있는데도 검사를 하면 이상소견이 없다는 진단이 내려지므로 환자는 오진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기도 한다. 복통, 설사, 변비 등으로 오랫동안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혹시 대장암증상은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대장암과 달리 대변을 보면 증상이 호전되고 출혈과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진 않는다.
 
만약 변비, 설사, 복통,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을 넘어 변이 검게 나온다든지,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체중이 계속 감소하는 경우, 그리고 빈혈이나 지방변이 있을 때는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 질환 등 심각한 다른 질병일 가능성이 크므로 이러한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병원에서 자세한 문진과 대변검사, X선 검사와 내시경으로 대장에 다른 질환이 없음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성희 교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다른 위중한 기질적 소화기 질환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의심이 되면 우선 정확한 검사를 받아서 다른 심각한 질환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정·운동·식사조절이 최선의 치료이자 예방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실제 대장에 염증이나 다른 이상이 없으며 따라서 특별한 치료법도 없는 병이다. 그저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다. 먼저 자신의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줄일 수 있도록 생활 패턴을 바꾸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으로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는 장운동을 활성화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므로 산책이나 조깅 등도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

규칙적인 식사와 배변습관을 갖고 장내 공기를 증가시킬 수 있는 행동 및 음식물은 제한해야 한다. 가스 생성이 많은 콩, 커피나 초콜릿 같은 카페인이 많은 음식, 우유 등과 같이 유당을 포함한 음식은 피하고 야채와 같이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변비가 주증상인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정성희 교수
정성희 교수
정성희 교수는 “만약 심한 복통이나 배변습관의 변화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비정상적인 대장 운동을 조절하기 위해 1~3개월 정도 약물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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