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 중국인 입국 왜 막지 못하나
[충남시론] 중국인 입국 왜 막지 못하나
  • 임명섭 주필
  • 승인 2020.02.26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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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스라엘이 한국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우리 국적기에 탑승한 한국민 130여 명은 이스라엘 공항 문도 넘지 못한 채 2시간 만에 되돌아와야 했다. 바레인도 한국발 외국인 여행객 입국을 금지했다.

같은 날 미 국무부는 한국·일본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고, 대만·베트남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한국인 입국자를 격리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입국 차별 조치를 취하는 나라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인이 국제사회로부터 '불가촉천민' 취급을 받는 기막힌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한국인 입국제한을 하고 있는 국가 중에는 국민소득이나 행정 시스템, 문화적 역량, 국민 의식 수준 등 종합적 국력에서 우리보다 아래인 나라가 많다.

이런 국가에 우리 국민이 불가촉천민으로 취급받는 것은 더할 수 없는 치욕이다. 하지만 이들 나라가가 하고 있는 조치는 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정권은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됨을 전 세계에 가르쳐준 반면교사의 표본이 됐다. 감염원인 중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지 않음으로써 국내 감염 확산의 문을 활짝 연 것이 문제다.

우한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은 인구 절반인 무려 7억6000 만 명에게 국내 이동을 금지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의 어려움이 한국의 어려움이다”며 한국과 중국이 ‘우한 바이러스 공동운명체’인 듯 말한바 있다.

국내의 사태는 ‘심각’ 단계에 이르렀으니 생각처럼 된 셈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젠 중국이 도리어 한국을 ‘방역 후진국’으로 깔본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사태가 뒤집혀 ‘중국병’이 ‘한국병’으로 둔갑한 참담한 현실을 반성해 볼 일이라고 본다.

오죽하면 부산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자국 소셜 미디어 공식 계정에서 “아직 (한국) 학교로 오지 않은 중국 유학생들은 한국에 오는 것을 연기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중국에 있는 것보다 한국에 오는 것이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크니 한국에 오지 말라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원 차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지경이 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특정 나라, 특정 국민의 입국을 막는 것이 방역 차원에서 옳은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총선을 앞두고 시진핑 방한 쇼를 하려는 것이는 가짜뉴스까지 돌 정도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나? ‘중국발 외국인 입국 전면 금지’를 주장해온 의료계의 여섯 차례에 걸친 권고를 뭉갠 탓에 대재앙이 닥쳐는데도 정부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정부라면 의료계 조언을 받아들여야 했다.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과학’이 아닌 ‘정치’가 개입했을 때 어떤 사태가 일어나는가를 국민은 지금 생생하게 보고 있다. 

중국인은 자유롭게 한국에 오가는데 우리 국민은 외국에서 왜 입국을 거부당하는 처지가 됐나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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