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왕따’ 확산 한국, 외교역량 집중해라
[사설] ‘왕따’ 확산 한국, 외교역량 집중해라
  • 충남일보
  • 승인 2020.03.0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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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한국과 문을 걸어잠그는 나라가 늘고 있다. 한국인 입국 금지·제한 조치를 취한 나라는 80여 개국이나 넘었다. 전 세계 국가의 3분의 1가량이 빗장을 잠근 셈이다.

미국은 우한 폐렴 확산을 우려해 한국의 대구 지역에 한정해 여행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로 격상했다. 미국인이 대구 이외의 한국을 여행할 것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유지한 것이다.

또 중국·베트남 등 한국발 승객 검역을 강화하거나 격리조치를 시행하는 나라 수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10여 개 성과 시의 지방정부가 한국발 입국자를 격리하고 있다. 한국이 국제적 고립 위기에 내몰린 현실이 안타깝다.

인천공항을 출발,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 40분 만에 긴급 회항한 사건은 국제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러다가 자칫 해외에서 여행객이 발이 묶이거나 오가지도 못하는 한국인들이 생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국내 상황이 더 나빠져 우한 폐렴 확산의 불길이 잡히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은 세계 곳곳에서 봉변을 당하거나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사업에 심각한 차질이 이어질께 뻔하다.

해외 출장의 중단은 물론이고 외국 바이어의 입국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어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미 베트남은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불허했고, 인도는 한국인에 대한 전자비자·도착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갈수록 우리 국격이 훼손되고 국민이 느끼는 자괴감은 커지게 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우리 경제는 상당 기간 위축되기 마련이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마찰,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로 곤경에 처해 있다가 더욱 험난한 파도에 부딪친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소극적이고 상투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접차 외톨이로 전락하는사태로 빠져 들고 있어 외교 총력전이 기대된다.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우리 기업의 피해를 막는 게 정부의 기본 책무임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일시적인 장애 요인으로서가 아니라 국가 이미지, 선호도 등을 뭉뚱그린 총체적 의미의 ‘국가 브랜드’가 훼손될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세계 9위 교역국의 고립 위기가 심화되는데 ‘외교’는 보이지 않는다.

확산되는 ‘한국 기피증’에 맞서 외교부는 그간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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