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확산방지 ‘종교집회 전면금지’… 왜 종교행사에만?
[기자수첩] 코로나19 확산방지 ‘종교집회 전면금지’… 왜 종교행사에만?
  • 권준영 기자
  • 승인 2020.03.08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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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이재명 지사가 SNS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지난 7일 이재명 지사가 SNS에 올린 글 전문.

[충남일보 권준영 기자] 지난 7일 경기도 이재명 지사의 페이스북에 ‘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명령 검토… 의견을 구합니다.’라는 글이 게시됐다.

이재명 지사의 글은 “경기도 역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는 반드시 코로나19의 대 유행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기도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 신천지 신도 및 시설 전수조사, 민관 행사 취소 등 위험영역에 대한 철저한 예방 및 사후 조치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종교지도자 및 종교인에게 “종교 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 집합 방식을 가정 예배 방식으로 전한을 일시적으로 변경해 달라”고 호소하며 “종교의 자유도 존중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제한할 수 있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49조에 의한 집회 금지 등을 명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지사의 글에는 2000여 개의 응원하는 댓글과 반대하는 댓글이 이어졌고 많은 언론에서 ‘교회들 예배 고수’ ‘대형 교회들 예배 진행키로’ ‘일부 교회는 이번 주도 강행한다’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한국 사회뿐 아니라 한국의 교회도 코로나19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또한, 정부의 코로나19 감역 확산방지에 예방하고자 종교계에 모임 자제를 요청하자, 교회들은 주일 교회 예배당에서 모였던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실내집회, 소모임, 정기 모임을 중단했다.

물론 정부가 신천지와 같은 급의 대규모 확산이 교회를 통해 벌어질 것을 생각해 한국의 대형교회들의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예배를 걱정하고 집회 금지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생각하는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어느 기관보다 철저하게 코로나19 사태에 맞춰 조치하고 있다. 많은 대다수의 교회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 소그룹 모임 중단, 최소한 예배 진행 등을 선택하고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들은 아무런 조치 없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전에 소재한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주(월, 목, 토)에 교회 시설물에 대해 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층마다 손 세정제 비치, 마스크 착용, 입장 시 체온측정, 미등록교인 인원 통제, 열 감지 카메라 설치, 주일 식당과 카페 폐쇄, 소모임 중단 등 섬세하게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대해 노력을 하고 있다. 

대다수의 언론은 코로나19 확산에 교회의 예배에 포커스가 맞춰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공간에서 확산할 수 있는 데 대형마트, 영화관, 지하철, 학원, PC방, 카페, 콘서트, 회사에서 근무하는 경우 코로나19가 전파될 확률과 다르지 않다.

또한 오프라인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들은 온라인 예배도 함께 진행하고 있고, 교회들은 의무적으로 교회에 나오라 하지 않는다. 온라인 예배, 오프라인 예배를 선택해 드리도록 하고 있다.

같은 관점으로 대다수의 사람은 본인들의 선택으로 물건을 사기 위해 많은 사람이 오가는 대형마트도 가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기도 한다.

교회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교회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지사 게시글에 댓글을 단 한 신학교 교수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네티즌은 “개신교회는 다른 종교와 달리 교단이 아닌 개별교회가 결정을 하므로 일괄적인 협조를 얻기 어려우실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대해 조금 더 지혜롭고 적절한 방향이 있으리라 여겨 댓글을 단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들이 어떻게 조처를 했으면 좋겠는지를 담은 실제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안해 달라”며 “모이지 말고 가정 예배를 드려달라”가 아닌 “교회에서 이렇게 대처를 해달라”의 방향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교회의 상황을 체크하려면 ‘집회 중지나 강행이냐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교회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인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제안했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지역 확산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신천지 집단이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슈퍼 전파지가 됐고, 그러면서 매주 드려지는 한국교회의 예배가 또 다른 코로나19의 슈퍼 전파지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가중됐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의 ‘종교집회 전면금지’를 강행할 경우 대형마트, 영화관, 지하철, 식당 등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시설 또한 같은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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