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론]‘대통령 기념시계’가 뭐 길래?
[충남시론]‘대통령 기념시계’가 뭐 길래?
  • 임명섭 주필
  • 승인 2020.03.11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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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 매체에는 신천지에 대한 기사로 매일 도배가 되고있다. 심지어 SNS에서 사람이 많이 모여 현관에 신발이 흩틀어진 사진에 신발이 많다는 뜻에서 ‘신천지’라고 할 정도로 아슈가 됐다.  

문제가 되고 있는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한 신천지 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이 얼마 전 가평 ‘평화의 궁전’에서 있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마스크를 쓴 채 모습을 보였다.

기자회견장에서 우한폐렴에 대한 것 보다 눈길을 끈 것은 따로 있었다. 회장이 손목에 차고 나온 롤렉스 시계였다. 만약 이 시계가 ‘진퉁’이라면 인터넷 최저가 980만 원의 모델라고 한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 교주로써 국민 앞에 사죄하며 큰절을 두 번 올렸다. 두 번의 절을 하던 장면에서 취재진의 카메라에 화제의 시계가 잡혔다. 이 총회장은 우리 나이로 아흔 살이다.

그가 왼손에 차고 나온 손목시계가 논란이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과 봉황새 그림이 들어간 금장 시계판에는 날짜가 2월에 존재하지 않는 31일이 표시되었다. 얼핏 모양울 보면 대통령 기념 시계와 비슷해 보였다.

자세히 뜯어다 보면 한두 가지가 다른 게 아니다. 이 시계의 박근혜 친필 서명 글씨가 ‘박근혜’의 ‘박’이란 글씨에서 ‘ㅂ’ 부분이 다른 것이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 전 대통령 기념시계는 은색 시계였고, 금장시계는 없었다. 

금장시계와 날짜 판이 들어간 시계는 만들지 않했다. 이 총회장은 기자회견 중 그가 국민애게 사죄하는 뜻에서 큰절을 하면서 왼쪽 손목에 찼던 ‘시계’가 흥미를 유발시켰다. 이 시계를 놓고 정치권도 한 때 공방전이 일기도 했다. 만약 특정 정당과 유착 관계가 있다면 의혹을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 과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기념시계를 금줄로 바꿔친 것이 아닌가 하는 정치공작도 어수선 하다. 물론 신천지 총회장으로는 대통령 기념시계가 격은 맞지 않는다.

그는 재산이 어마어마한 부자이다. 그의 행동거지를 볼 때 기념시계보다 명품시계를 차고 다녔을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 기념시계 따위는 줘도 차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념시계의 날짜판이 증명해 줬다. 이런 상황에서 기념시계를 차고 나온 것은 모종의 속내가 숨어 있다는 점이다. 아무튼 뭐가 됐든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신천지 교주의 행동이 암시하는 바가 의혹이다. 이 총회장은 왜 이런 짝퉁 시계를 차고 나왔을까?

아흔 살 노인이 팔목의 시계가 잘 보이도록 추운 날씨에도 반팔 와이셔츠를 입기도 했다. 그 시계가 언론에 노출될 것이라는 점을 미리 계산한 것이 확실하다. 왜 그랬을까? 짝퉁 시계가 논란이 되자 신천지 측은 “성도가 선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엉뚱한 변명으로는 해명이 턱없이 부족하기에 ‘짝퉁’ 시계를 찬 이유를 소상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이 총회장이 순수하게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해서”였을까? 아니면 “박근혜 시계를 차면 대구·경북 주민들이 이만희의 잘못을 용서해 줄 것 같아서”였을까? 아니면 무슨 사전 각본에 의해서”였을까? 하는 의구심이 태산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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